수시모집에서는 대학마다 다양한 대학별 고사를 통해 학생부의 부족한 변별력을 보완하고 있다. 수험생 입장에서는 기본적인 학생부 성적 외에 지원 대학에서 요구하는 대학별 고사에 대비하는 일이 훨씬 중요해졌다. 그러나 수능시험 대비를 하는 와중에 대학별 고사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기는 어렵다. 적절한 대비 방법을 정리해 본다.
◇ 논술고사
▶ 기출 문제를 점검하라=수시 모집의 논술고사는 대학마다 출제 형식과 난이도에 큰 차이를 보인다. 따라서 해당 대학의 홈페이지나 기타 자료를 통해 전년도 기출 문제를 점검하는 것이 필수이다. 특히 영어 지문이나 요약형 문제가 포함되어 있는지, 자연 계열의 경우 수학이나 일부 과학 과목의 지식이 반영되는지와 그 난이도를 꼼꼼히 살펴야 한다. 또한 이화여대나 한국외대처럼 새로운 전형 방법을 도입하는 경우에는 해당 대학의 입시 요강과 입시 상담 코너에서 출제 형식과 문제 유형을 미리 알아둘 필요가 있다. 비슷한 전형을 실시하는 다른 대학의 기출 문제를 점검하는 것 또한 큰 도움이 된다.
▶ 영어 지문에 대비하라=논술고사를 실시하는 거의 모든 대학에서 영문 지문을 활용할 뿐만 아니라 난이도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어려운 어휘는 주석을 달아 놓지만, 모르는 단어가 나타나는 경우가 다반사이므로 특히 중요한 사회 현상이나 과학 이론과 관련된 어휘는 따로 정리해 둘 필요가 있다. 또한 짧은 시간 내에 비교적 장문의 독해를 해야 하는 만큼 핵심 부분을 파악하는 것이 관건이 된다. 동서고금의 이론서 일부가 주로 발췌되지만, 신문이나 잡지의 시사성 짙은 기사가 발췌되기도 하므로 평소 폭넓은 독서가 필요하다. 국문 제시문과 같이 출제되는 경우 국문 제시문을 먼저 읽은 후 그와 관련하여 영어 제시문을 파악하는 게 효과적이다.
▶ 요약형 문제=요약형 문제는 수험생의 영어 실력과 함께 핵심을 파악하는 능력을 평가하는 데 유용하므로, 그 비중이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다. 그런데 많은 수험생이 제시문의 일부 내용을 그대로 번역하는 데 그쳐 감점을 당한다. 제시문 전체에서 파악되는 핵심 주장을 정리한 뒤, 그러한 주장을 이끌어 내는 개개의 근거를 덧붙이는 방식으로 체계적인 답안을 작성해야 한다. 특히 중요한 핵심어는 가급적 빠뜨리지 않고 글에 담아야 한다.
▶ 표현 및 구성 부분을 보완하라=흔히 접하지 못한 어려운 주제가 출제된다면, 대부분의 수험생이 출제 의도를 제대로 만족시키지 못함으로써 내용 면에서의 변별력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 이 경우에는 표현이나 구성 같은 글의 형식적 측면이 의외로 큰 변별력을 가지게 된다. 평소 국어 정서법에 맞게 쓰는 습관을 기르고, 서론·본론·결론의 역할을 충실히 살리는 글을 쓰는 연습이 필요하다.
▶ 수리 논술='수리 논술은 수학 문제다'라는 예단을 가지고 준비하면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수리 논술은 단지 수학 공식을 외워서 문제를 푸는 학생들보다는, 원리와 개념을 이해한 후 논리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학생들에게 유리하다. 전혀 생소한 배경 지식이 요구되는 것은 아니므로 천천히 읽고 중심을 잡아 나가면 어떤 과제라도 적절한 추론 과정을 거쳐 결론을 이끌어 낼 수 있다. 주어진 과제에 대하여 자신의 주장을 펼칠 때는 반드시 가정과 그에 따른 근거가 있어야 하며, 그것을 바탕으로 추론하여 자신만의 결론을 낼 수 있다면 고득점 할 수 있다.
▶ 과학 논술=우선 지문의 내용을 빨리 파악하여 교과 내용과의 연관성을 찾아야 한다. 교과 외 과정이 출제되었다면 문제에 접근할 수 있는 힌트가 지문에 포함되어 있으므로 지문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 아울러 내용을 파악했다면 주어진 내용에서 고려해야 할 점을 정리해야 한다. 단순히 결론에 도달하기 위한 과정으로 주어지는 부분이 있고 실제로 이용해야 할 부분이 있는데, 실제로 이용해야 할 부분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과학 논술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결론뿐만 아니라 그 결론이 나오기까지의 과정도 충실히 습득해 두어야 한다. 기출 문제나 모의고사 문제들을 자주 접하여 문제에 대한 친근감을 기르는 것도 중요하다.
◇ 구술고사
▶ 기출 문제를 점검하라=지원 대학이 인성 및 가치관, 지원 동기 등과 관련된 일반 면접을 시행하는지, 아니면 전공별 과목별로 심화된 심층 면접을 하는지를 먼저 파악해야 한다. 인문 계열 수험생의 경우 영어 지문의 활용 방식과 난이도를 점검해야 하며, 자연 계열 수험생은 수학이나 과학 교과 중 어느 과목의 배경 지식이 반영되는지와 그 난이도는 어떠한지를 미리 파악하고 대비해야 한다.
▶ 사회 현상에 관심을 가져라=전통적으로 문제되어 왔던 사회 현상은 계속해서 출제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시사 문제는 하나의 쟁점에 대한 여러 가지 사회적 시각을 반영할 수 있으므로 기초 소양을 파악하는 좋은 소재가 된다. 시사 문제에 대해서는 평소 관심을 가지되 다른 사람의 견해나 비평을 그대로 받아들일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창의적 생각이나 관점을 미리 정리해 두는 것이 좋다.
▶ 교과서를 정리하라=자연계 심층 면접에서는 필기 고사나 일반 면접으로는 평가하기 어려운 심층적 수학·과학 능력을 평가하는 경우가 있다. 결과보다는 풀이에 이르는 과정이 더욱 중시되며, 단편적인 공식의 암기나 적용보다는 종합적이고 논리적인 사고를 통한 문제 해결력이 중요하다. 이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교과서와 학과 공부를 통해 과학적 지식을 쌓는 한편 과학적 이론을 실생활에 접목시켜 분석해 보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 발표력을 키워라=지나치게 긴장하여 자신이 알고 있는 내용을 충분히 발표하지 못한다면 결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없다. 자신의 생각을 명확하게 상대에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므로 주위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실전 연습을 해 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또한 최근에는 집단 토론 면접 방식이 확대되고 있으므로 3, 4명이 한 팀이 되어 토론 연습을 하면 효과적이다.
▶ 진지하고 일관된 태도를 가져라=시험에서 교수들이 주로 평가하는 기준 중 하나는 태도의 진지함이다. 면접관이 질문하면, 마치 그 질문을 기다렸다는 듯이 술술 외어서 답변하는 학생보다 정리하면서 잠깐 생각하고 대답하는 학생들이 더 큰 신뢰감을 얻게 된다. 기본 소양 평가의 경우에는 가치관을 물어보는 문제가 많으므로 이때는 자신의 견해를 일관적으로 대답해야 한다. 교수의 추가 질문에 당황하여 중간에 자신의 견해를 바꾼다면 감점당하기 쉽다.
◇ 전공적성검사
전공적성검사를 '지능검사'로 오해하고 준비를 소홀히 하면 안 된다. 짧은 시간 내에 많은 문제를 풀어야 하는 전공적성검사의 성격상 순발력과 두뇌 능력을 무시할 수는 없으나, 이러한 능력들은 연습을 반복함으로써 길러질 수 있다. 한양대를 비롯한 각 대학의 경우 예시 문제를 미리 발표하고 그와 관련하여 출제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범위를 한정할 수 있다. 우선 기출 문제와 예시 문제를 살펴본 후 출제 경향을 구체적으로 파악해야 한다. 시중에 나와 있는 자료집을 구입하여 한두 번 풀어보는 것도 효과적이다.
김재경기자 kj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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