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일기 '몰아쓰기' 나쁜 습관만 기른다

여름방학이 끝머리로 접어들면서 엄마와 아이들이 바빠지기 시작했다. 방학 숙제를 하나하나 챙겨야 하는 시기가 된 것. 특히 요즘 초등학생들의 숙제는 예전과 달리 하룻밤에 해결할 수 없는 것도 많아 미리미리 해 두지 않으면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벌써 인터넷에는 '방학숙제 1주일 안에 끝내기', '방학숙제 도와주세요' 등의 글들이 우후죽순으로 올라오고 있다.

▲밀린 일기 한꺼번에 쓰면 안 돼요

개학을 앞두고 한달 치 일기를 한꺼번에 써 봤던 경험은 학부모 누구나 한번쯤 가지고 있을 것이다. 이는 요즘 아이들도 별반 다르지 않다. 일기 검사가 학생 인권침해라는 논란도 있긴 했지만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아이들과 토론을 거쳐 일기 쓰기를 계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기 쓰기'는 가장 중요한 방학 숙제 중 하나지만 제때 써 두지 않고 밀린 일기를 지금 쓰도록 하는 것은 좋지 않다. 선생님께 조금 혼나더라도 지금부터 개학 때까지 일기라도 성실하게 쓰도록 가르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지나간 일기를 꾸며내 쓰도록 하다 보면 아이에게 좋지 않은 습관만 만들어주게 된다.

▲EBS방송은 지금부터 하루 한두 개씩

EBS 교육방송 청취 역시 대부분의 학교에서 공통으로 제시하는 방학숙제. 이것도 일주일에 2차례씩 꼬박꼬박 해야 하지만 제때 청취하지 못했다면 지금부터라도 시작하는 것이 좋다. 인터넷 홈페이지의 '다시 보기(VOD) 서비스'를 이용하면 지나간 방송을 모두 시청할 수 있다. 학년별로 일주일에 두 번 씩 방송되니 지금부터라도 하루에 한두 개씩 챙겨보면 방학이 끝나기 전에 숙제를 끝낼 수 있다. 다만 숙제를 위해 내용을 기록하는데 너무 매달리다보면 실제로 머릿속에 남는 것은 없게 될 우려가 많으니 알게 된 점 하나라도 제대로 기록하는 방식이 좋다.

▲독후감은 혼자 힘으로

인터넷에는 '독후감 대신 좀 써 주세요'라는 학생들의 요청이 곳곳에 눈에 띈다. 하지만 독후감은 책을 읽은 자신의 느낌을 적는 것이지 남에게 잘 쓴 글을 자랑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독후감 쓰기가 부담된다면 이제라도 짧은 책 한 권을 들고 책 옆의 빈 공간에 자신이 느낀 점을 기록하면서 읽어보자. 엄마와 함께 읽으며 느낀 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대화 내용을 기록한다면 더욱 좋다. 다 읽은 뒤 책 여백에 기록된 내용들을 한데 모으면 자신만의 독후감 한 편을 쉽게 완성할 수 있다. 인터넷에서 줄거리 요약만 베껴 쓰는 독후감은 아무런 의미도 없다.

▲예체능 익히기

요즘 초등학생들 중 상당수는 방학 동안 예체능 학원을 한두 군데씩 다닌다. 이를 활용하면 선택과제 한 가지는 금세 해결된다. 미술학원에서 그린 그림 몇 장이나, 음악학원에 다니며 여름 내 연습한 악보 몇 개 등을 챙기고 어려웠던 점, 즐거웠던 점 등을 곁들이면 숙제 끝.

수집하기 숙제는 인터넷을 활용해 보자. 아이와 함께 하루 10분씩만 주제를 정해놓고 사이트를 방문한다면 쉽게 해결할 수 있다. 세계의 민속의상, 각 나라의 고유한 악기, 우리나라의 관광명소 등 관심 있는 분야의 주제를 정해 사이트를 돌아본 뒤 프린트해 모으면 좋은 방학과제물이 된다.

▲현장체험보고서는

부모들이 가장 어려움을 겪는 방학 숙제가 현장체험 보고서 작성이다. 이 숙제는 일단 어디든 부모와 함께 다녀와야만 할 수 있으므로 미리 해 두지 않았다면 상당히 골치 아픈 과제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다. 하루 저녁 시간을 내 영화관을 가거나, 대형 마트와 시장을 같이 둘러보고 비교하도록 하는 등 생활 주변에서 체험 거리를 찾으면 된다. 화교들만 모여 사는 중구의 화교 거리나, 관덕정 가톨릭 순교기념관, 동구의 옻골 최씨 종가 등 가까운 역사 유적지 등을 돌아보고 보고서를 작성해도 좋다. 입장권이나 주차권, 카탈로그 등 자료를 꼼꼼하게 모아두면 보고서 작성 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나들이 계획부터 돌아올 때까지 모든 과정을 사진으로 담는 것도 잊지 말자.

한윤조기자 cgdream@imaeil.com

도움말 : 권위순 교사(용지초교), 이종숙 교사(동평초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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