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긋지긋한 16년 무승 징크스'
한국축구가 '중동의 맹주' 사우디아라비아를 맞아 무기력증에서 좀처럼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국은 17일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사우디아라비아에 0-1로 무릎을 꿇어 지난 80년 이후 역대전적에서 3승5무5패로 열세를 면치 못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지난 89년 싱가포르에서 열린 이탈리아월드컵 예선에서 황선홍 황보관의 골로 2-0 승리를 거둔 이후 무려 16년 간 단 한번도 이겨보지 못해 특정팀에 지독하게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
한국은 2000년 아시안컵 준결승에서 사우디아라비아에 1-2로 패한 이후 지난 3월 담맘에서 당한 충격의 0-2 완패에 이어 이날까지 3번 연속 고배를 마셨다.
한국축구가 프랑스,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등 유럽.남미의 강국 외에 연패를 당하고 있는 나라는 사우디아라비아가 거의 유일하다.
한국은 그동안 쿠웨이트 징크스를 노출했으나 지난해 아시안컵과 이번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3연승을 거둬 7승3무8패로 상대전적을 거의 대등하게 맞췄고 가장 껄끄러운 상대로 여기고 있는 이란과도 7승3무7패로 동률을 이루고 있다.
한국축구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더 낮은(한국 23위, 사우디아라비아 27위) 사우디아라비아를 만나면 이상할 정도로 경기를 풀어나가지 못하는 원인은 밀집수비에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체격이 좋으면서 선수 개개인이 테크닉을 보유한 사우디아라비아는 밀집수비 이후 빠른 역습을 구사하는 전형적인 팀이다.
본프레레 감독은 이 점을 익히 분석한 듯 "사우디아라비아의 밀집수비를 반드시 허물어낼 비책이 있다"고 자신했지만 결국 전개과정이 상대 수비진의 눈에 읽히는 단조로운 공격 전술에만 의존하다 다시 한번 뼈아픈 패배를 감수해야 했다.
하재훈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은 "4-4-2를 쓰는 사우디아라비아는 우리보다 미드필더 요원의 수가 적지만 투톱이 순간적으로 좌우 측면으로 벌려나가는 역습으로 위력을 발휘한 반면 우리는 안정환이 전방에서 고립돼 돌파구를 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한국축구가 작년 11월 몰디브를 꺾고 무려 3년 동안 지긋지긋하게 발목을 잡아오던 '상암 무승 징크스'에서 탈출했듯이 사우디아라비아 징크스를 탈출하기 위해서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연합뉴스)
사진 : 17일 서울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06 독일월드컵 아시아 예선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경기에서 득점에 실패한 안정환이 안타까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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