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씁쓸한 '월드컵 6회연속 진출' 자축행사

'선수들에겐 격려가, 감독에겐 야유가'

대한축구협회는 17일 사우디아라비아와의 2006 독일 월드컵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가 끝난 뒤 6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축하하는 행사를 마련했다.

6회 연속 본선행을 의미하는 6발의 축포와 함께 시작된 행사는 하지만 한국 축구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씁쓸한 자리였다.

태극전사들이 한명씩 소개를 받으며 입장하자 경기 후에도 자리를 지킨 관중들은 힘판 박수와 환호로 그들을 맞이했다.

하지만 본프레레 감독 차례가 되자 사정이 달라졌다.

본프레레 감독이 들어서자 대표팀 응원단인 붉은악마 사이에서 야유가 빗발쳤다.

이날 경기 전 선수 소개시나 경기 중 전광판에 본프레레 감독이 보여질 때마다 나타났던 반응 그대로였다.

이들의 야유 속엔 부진을 거듭하며 한국 축구를 위기로 몰아간 채 힘겹게 본선행을 이끈 본프레레 감독에 대한 불신이 그대로 담겨 있었다.

대표팀 주장 이운재는 "더운 여름날 끝까지 응원해 주신 모든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이번 경기에서 성원에 보답 못해 선수단 모두 아쉽다"면서 최근 한국 축구의 위기를 의식하기라도 한 듯 "때론 실망스런 모습을 보일지라도 국민 여러분의 응원 한마디한마디가 선수들에게는 큰 힘이 된다. 독일에서는 지난 2002년 때보다 더 큰 꿈을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그러나 본프레레 감독으로부터는 소감이나 각오를 듣는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다.

인기가수 마야의 축하공연이 이어지자 본프레레 감독은 선수들과 함께 그라운드를 떠나 기자회견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연합뉴스)

사진 : 17일 서울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06 독일월드컵 아시아 예선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경기에서 1-0으로 패배한 후 열린 월드컵 6회 진출 기념 행사에서 본프레레 감독이 대형 태극기를 잡고 손을 흔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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