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주 서면 운대2리 浮雲池 선덕여왕 연꽃 놀이 전설

경주시 서면 운대2리 마을 한복판에 있는 저수지에서 연(蓮)이 1천 년만에 다시 싹틔워 꽃을 피운'천년 연꽃'이라는 소문이 퍼지면서 세인들의 관심을 사고 있다. 주민들이 부운지(浮雲池), 운대못 등으로 부르는 이 저수지는 전체 면적의 3분의 2가 넘는 7천여 평이 연잎으로 덮여 있다.

이 마을 토박이들에 따르면 이 저수지에는 일반적으로 연으로 부르는 수련(睡蓮)은 한 그루도 없었으나 지난 2000년 준설작업을 한 뒤 2003년에 연못 남쪽 끝부분에서 네댓 그루가 올라왔고 불과 2년 만에 거짓말처럼 수표면을 가득 채울 정도로 늘어났다고 한다.

저수지 남쪽 끝과 맞닿아 있는 야트막한 산의 이름은 부운대 또는 나왕대(羅王臺)로 불리는데 유난히 꽃을 좋아했던 신라 선덕여왕이 이곳으로 야유회를 나와 연꽃을 보고 놀았으며 여왕이 앉았다는 전설을 간직한 연꽃모양을 새긴 반석도 있었지만 1973년 누군가에 의해 도난당했다.

그러나 고려시대 이후에는 이곳에 연꽃이 있었다는 기록이 없고, 아흔 살이 넘은 이곳 노인조차 연꽃을 본 적이 없다고 말해 지난 1, 2년새 피어난 연꽃이 더욱 신비감을 주고 있다. 또한 이곳은 최근 손(孫)씨 성지 조성 예정지로 관심을 끌고 있는 신라 육부촌 중의 한 곳인 사라리 고분군과 직선 거리로 500m가량 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는 점에서 갑자기 피어난 연꽃은 화제를 더하고 있다.

마을 주민 전태한(68) 하국웅(63)씨 등은"어른들이 말하기를 연은 땅에 묻혀 1천 년을 가도 그 생명력을 보존한다는데 우리 마을에 피어난 연꽃이 신라시대 이후 땅 속에 묻혀 있다가 준설작업으로 표면으로 올라온 연밥(연뿌리)이 싹을 틔운 것 아니냐"라고 놀라워했다.

경주·박정출기자 jc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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