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드디어 열린 개성관광...의미와 전망

현대아산이 오는 26일부터 개성 시범관광을 실시하기로 북측과 합의함에따라 본격적인 개성관광 시대가 눈앞에 다가왔다. 1998년 11월18일 남측 관광객들을 실은 첫 배가 금강산으로 향한 지 6년9개월만에 개성으로 향하는 버스가 떠나는 것으로, 2003년 2월 고 정몽헌 회장 일행이 최초로 경의선 육로를 통해 개성 답사를 실시한 이후로는 2년6개월만이다.

현대아산은 시범관광을 실시한 뒤 특별한 문제점이 없으면 한국관광공사와 협력해 본관광도 최대한 조속히 실시할 방침이어서 연내에는 개성으로 향하는 관광 행렬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 금강산에만 한정됐던 북한관광이 개성으로까지 넓어지며 9월초로 추진되고 있는 백두산 시범관광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하지만 20만원 안팎으로 예상되는 관광비용과 부족한 관광인프라가 관광 활성화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것이란 우려도 있다. 한편 이번 합의로 김윤규 부회장의 개인비리 의혹으로 대북사업에 난항을 겪지않겠느냐는 안팎의 우려도 상당히 불식될 것으로 전망된다.

◇ 드디어 열린 개성관광 = 개성관광은 도로 등의 인프라가 갖춰져 있어 북측과합의만 하면 언제라도 실시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당초 2003년 개성공단 착공식에 맞춰 실시될 예정이었지만 공단가동이 본격화된이후에 진행하자는 북측의 의견에 따라 미뤄왔는데 지난달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면담하면서 전격적으로 실시가 결정됐다.

개성은 고려의 500년 도읍지였던 만큼 옛 왕궁터인 만월대와 선죽교, 성균관, 고려왕릉 등 유적지와 송도삼절(松都三絶)의 하나인 박연폭포 등 우리에게도 익숙한관광지가 즐비하다. 개성관광의 최대 장점은 시간이 적게 걸린다는 점이다.

광화문에서 개성시내까지 거리가 약 70km로 서울에서 자유로를 거쳐 경의선 육로를 타고 개성까지 닿는데 통관절차까지 포함해도 2시간이면 충분하다. 아침에 출발해 개성에서 점심을 먹고 저녁은 서울에서 해결할 수 있는 일정이다.

금강산도 당일관광이 있지만 서울에서 이용하려면 새벽에 출발해 자정이나 돼야돌아와 강원도에서 1박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한 개성은 북측의 문화를 보다 가까이 느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버스가 개성시내를 가로질러 이동해 북측 주민들의 생활상을 대체로 여과없이볼 수 있고 점심도 현지 식당을 이용하는 한편 관광지 설명도 북측 해설원이 맡는다. 현지인이 사는 곳과 관광지역이 구분돼 있는 금강산과는 다른 매력이다.

◇ 비용 문제 등 걸림돌도 있어 = 하지만 개성관광이 본격적으로 활성화되기에는 비용문제가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개성관광 비용은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20만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4인 가족이 당일치기로 놀러가는데 80만원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물론 초기에는 이산가족이나 실향민 등이 많이 찾아 수요가 있겠지만 중장기적으로 일반인까지 대규모로 찾기에는 부담이 가는 액수다. 이를 모를 리 없은 현대측도 관광비용을 놓고 북측과 지금까지 줄다리기를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지만 비용이 크게 낮아질 가능성은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본격적인 개성관광 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숙박시설 등 관광인프라가 부족하다는 점도 극복해야 한다.

관광공사가 고려대 남성욱 교수팀에 의뢰해 만든 '개성관광 종합계획'에 따르면개성의 사회간접자본(SOC) 시설 확충과 평화관광센터 등 관광시설 건립 등에 향후 1 0년간 총 4천800억원의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는 것으로 예측됐다.

재원의 상당부분은 각종 기금을 이용해 조달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이는데이를 두고 정치권을 중심으로 퍼주기 논란 등이 불거질 수도 있다. 현대 관계자는 "초기에는 당일관광으로 진행한 뒤 숙박시설 등을 감안해 차차숙박관광으로 넓혀갈 계획"이라며 "이제 출발선에 서 있으니 조속히 정착해 금강산과 더불어 민족화해협력의 또 하나의 장이 될 수 있도록 성원을 보내달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