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학원 프랜차이즈 성공 비결은 '기본과 원칙' 지키기

박규열 ㈜북방교육연구원 대표

고학력자들이 도전하는 창업 아이템 가운데 가장 흔한 것 중 하나가 학원. 사교육 열기가 식을 줄 모르면서 수요가 충분하다고 판단하는데다 '내가 가진 기술'만 있으면 시작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기 때문이다.

이번 주 창업면은 중국어학원과 미술학원 창업에서 성공, 프랜차이즈 사업으로까지 발전하게 된 사람들을 만났다. 이들의 공통점은 '서두르지 않고 기본과 원칙을 지켰다'는 것. 너무 식상한 방법 아니냐고 묻자, 그들은 손사래를 쳤다. 이 방법 외에는 성공의 길이 없다고. 이들은 실제 '장수(長壽)'하고 있었다.

◆'만만디'로 승부하라

대구경북지역은 물론 전국적으로 라이라이 중국어학원은 유명세를 타고 있다. 이 학원을 창업한 박규열(36) ㈜북방교육연구원 대표. 그는 전국에 자사 프랜차이즈 학원이 90여 곳 나가 있다고 했다. 학원이 가지를 뻗은 것뿐만 아니다. 그의 회사가 만들어내는 교재는 POSCO, LG필립스LCD 등 대기업의 사내 중국어 교재로 쓰이고 있다. 전국적으로 신뢰도를 인정받은 것이다.

그는 아무도 중국어 학원에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1980년대 후반 대구 중구 만경관 건너편에 학원을 냈다. 물론 수강생이 거의 없었다. 개점 초기 5년간 엄청나게 애를 먹었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았다.

"1991년 한중 수교 이후 조금씩 수강생이 생기더니 1993년이 되니 제법 늘기 시작했어요. 수강생이 조금 늘었지만 특별한 방법을 쓰지 않았어요. 광고를 하더라도 '최대' '최고'라는 용어는 절대 쓰지 않았습니다. 그냥 있는 그대로 얘기하는 수준이었죠."

그는 돈벌이에 집착하지 않은 것이 오늘을 있게 했다고 말했다. 결국 2001년에야 첫 가맹점을 냈다. 개업한 지 10년이 훨씬 지난 때였다. "지름길만 생각하면 결국 망하는 지름길로 갑니다. 약삭빠른 방법도 있겠죠. 그러나 수강생이 조금씩 늘어 경영이 나아지면 새로운 투자를 했습니다. 교재 개발하는 데에만 10억 원이 넘는 돈을 넣었습니다. 학원이 수익을 내야 하지만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해선 안됩니다. 사람을 키우는 곳이니까요." 박 대표는 절대 과장하지 말고, 서두르지 말고, 꾸준히 해나가면 자연스레 수강생들이 모여든다고 했다.

◆즐겁게 가르쳐라

하늘그리기 미술학원 권민경(38·여) 대표. 권 대표 역시 1988년 대학 3학년 때 미술학원을 시작했다. 남는 시간을 활용할 목적에서였다. 주택가에서 30평짜리로 출발했다.

그리고 17년이 흘렀다. 현재 대구경북지역 가맹점이 13곳에 이른다. 광고도 하지 않았는데 가맹점을 해보겠다며 사람들이 먼저 찾아왔기 때문이다. 결국 뜻하지 않게 2003년부터 프랜차이즈 사업에 나섰다.

"한 10년은 그냥 애들 가르치는 데 힘썼죠. 그러니까 답이 와요. 일단 수강료는 현실적으로 받습니다. 결국 다른 학원보다 비싸게 받지요. 20%는 무조건 더 받았습니다. 처음 시작할 때부터 그랬어요. 왜냐하면 그 정도는 받아야 제대로 가르칠 수 있으니까요."

그는 찾아온 원생들을 재미있게 만드는 데 주력했다고 말했다. 무엇이든지 즐거워야한다는 것이 그의 학습관.

"그냥 그림을 그리라고 하지 않아요. 함께 놀면서 그리죠. 그림 그리자고 하지 않고 예를 들면 원생들에게 여름 피서 준비를 하자고 해요. 그리고는 각자 가고 싶은 피서유형을 선택하고 그것을 그리죠. 아이들이 재미있어해요. 수시로 전시회를 가져 참여의식을 키운 것도 큰 역할을 했죠."

결국 재미있는 그림선생은 아이들을 불러모았다. 입소문이 번지면서 1998년 100평짜리로 학원이 넓어졌다. "비싸지만 그만큼 돌려 받는다는 생각을 학부모들도 합니다. 원칙을 확인시켜 주니까요. 미술 학원에 보낸 애들에게는 우직하게 그림만 가르칩니다. 다른 학원이 보습학원까지 겸해도 저희는 안합니다. 왜냐하면 원칙이니까요."

최경철기자 koala@imaeil.com

사진: 권민경 하늘그리기 미술학원 대표(왼쪽)와 박규열 북방교육연구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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