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멧돼지는 아무 사과나 마구 따먹는 것 같지만 과일이 출하하는 순서대로 '홍로'부터 피해를 끼치기 시작해 '아오리' '양광' '부사' 순으로, 그것도 잘 익고 맛있는 사과부터 따 먹을 정도로 매우 영리합니다"
고구마, 옥수수 밭 등을 쑥대밭으로 만드는 문경 산간의 멧돼지들이 요즘은 사과 과수원을 집중 공략해 과수 농민들이 밤잠을 설치며 수확을 앞둔 사과 지키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유영호(55·문경읍 팔영2리)씨는 마을 뒷산 아래 조성된 3천 평 사과밭을 지키기 위해 벌써 20여 일째 과수원에 텐트를 치고 야간경비를 서고 있다.
유씨는 요즘 멧돼지는 밤에 불을 켜두고, 사람이 있는 것처럼 위장하기 위해 라디오 소리를 크게 틀어 놓아도 아랑곳하지 않고 사과밭에 출몰해 나무를 넘어뜨리면서 쑥대밭을 만든다는 것.
같은 마을 윤성업(58)씨는 "공기압에 의해 시간대별로 '뻥'하는 총소리가 울리는 장치인 '카바이드' 시설을 해놓았는데 한통당 1만5천 원짜리 카바이드를 벌써 4통이나 사용했지만 7천 평 사과밭을 멧돼지로부터 온전히 지킬 수는 없었다"고 했다.
멧돼지가 1, 2마리 다닐 경우는 사과만 따 먹기 때문에 나뭇가지가 약간 손상되지만 새끼를 거느린 가족 멧돼지 떼가 출몰할 경우는 새끼들이 사과를 먹을 수 있도록 10여 년 이상 공들여 키워 온 나무를 뿌리째 넘어뜨려 엄청난 피해를 준다고 했다.이 같은 피해를 줄이기 위해 행정기관에서는 포수들에게 수렵 허가를 내 주고 있지만 별 효과가 없다.
박성덕(47)씨는 "문경 사과는 당도가 높아 멧돼지는 물론 산 까치, 직박구리, 비둘기, 메추리 등에 의한 피해까지 겹쳐 이중고를 겪고 있는 실정이다"며 한숨 지었다.
문경·장영화기자 yhjang@imaeil.com
사진=문경읍 이순영(67·여)씨가 멧돼지가 지나간 사과밭은 덜 익은 사과들이 마구 떨어져 피해가 엄청나다며 밭에 떨어진 사과를 주워서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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