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농촌 사회의 장례 풍속도가 바뀌고 있다. 상여를 멜 사람이 없어 병원 상여차를 이용하는 곳이 늘고 상포계(喪布契) 등 상호부조도 명맥이 거의 끊기고 있다.
문경시 산북면 월천리 경우 44가구 74명 주민 중 60세 이하는 고교생 1명과 군 제대 후 복학을 준비중인 대학생 1명 등 단 2명뿐. 이 마을 장무부(62) 이장은 "마을에는 16명이 메는 대형 상여가 있지만(상여를) 메 본 지는 이미 오래 전 이야기"라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요즘은 농촌에서 상여 행렬을 보기 힘들어졌다. 길 가던 사람까지 울렸던 선소리꾼의 구슬픈 목소리와 요령(搖鈴) 소리도 사라졌고, 선소리를 배우려는 젊은 사람들도 아예 없다.
90년 중반까지만 해도 부고(訃告)를 집집마다 사람이 돌렸으나 지금은 전화 또는 휴대전화 문자메일, 인터넷이 이를 대신하고 있다. 상포계, 초상계 등 상호부조 조직도 큰 마을을 제외하고는 명맥이 끊겼다. 문경읍 팔영1리의 경우 100여 가구에 300여 명의 주민이 살고 있어 30, 40대가 '상포계(喪布契)'를 구성해 상여 운구를 맡고 있고, 50대가 '산역꾼'으로서 마무리 일을 도맡고 있지만 이는 매우 드문 경우다.
최근에는 시·군마다 기존의 종합병원 장례식장 외에 대규모 전문 장례식장이 생겨나면서 농촌 주민들의 장례식장 이용 및 병원 상여차 사용도 늘어나고 있다.문경시 동로면 김영순(71) 할머니는 "노인들뿐인 농촌에서 이웃이 상을 당해도 부침개를 굽고 국을 끓이는 풍습은 없어졌다"고 했다.
문경·장영화기자 yhja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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