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할 일이 있지만 저 같은 경우는 해야 할 일이 바로 하고싶어 했던 일이었습니다." 금융감독원의 박병수(40) 선임연구원의 얼굴에는 행복감이 배어났다.
그의 역할은 전국 유명 은행에 대한 리스크 관리. 고객의 돈으로 운영되는 금융기관의 특성상 수익 창출을 극대화 하기 위해 무리한 투자를 하기 쉬운데 이 같은 위험요소를 발견해 조기 조정해 주는 것이다. 따라서 은행 고객 입장에서는 '안전장치' 같은 존재다.
그가 행복을 느끼는 이유는 IMF와 카드대란 등 어려웠던 한국 경제를 위해 일조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는 제2. 제3의 금융부실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각 은행들의 자금운영 인프라 관리부문을 전문으로 담당하고 있다. '리스크 관리를 잘 하는 인프라가 녹아 있는 은행만이 살아남는다는 것'을 교리처럼 생각한다.
일반 기업에 비해 연봉이 적지만 박 연구원은 행복하다. 대구 계성고를 나와 경북대 석·박사를 취득, 자칫 대구에서 지역 업무만 보고 있을 법했지만 일이 잘 풀려 중앙무대에서 보다 큰 상대를 대상으로,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어서다.
그렇다고 전 직장인 대구은행을 잊은 것이 아니다. "대구의 학교 생활과 대구은행의 경력이 없었다면 지금의 행복한 내가 없었다"고 한다.동 업계에서 그는 '암행어사'로도 통한다. 각 금융기관도 신용등급을 매기는데 이때 박 연구원의 평가결과가 효력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의 업무가 마냥 빛만 나는 것도 아니다. 예를 들어 손실 200억 원이 예상되는 은행에 리스크 관리를 해 줘서 100억 원 손실이 발생했다고 한다면 일반인들은 그가 100억 원을 벌어줬다고 생각하기보다는 오히려 손실 100억 원을 더 줄였으면 하고 아쉬워한단다.
경대 상대 출신 모임인 재경 학산포럼 활동에도 열심인 그는 자신과 같은 일을 꿈꾸는 후배들에게 "도전 정신을 가지라"고 당부한다. 특히 "현재의 직장을 5년내 떠나야 한다는 각오로 항상 자기 개발에 열중하고 무엇보다 떠날 때 최고의 위치에 올라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상전기자 miky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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