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러질지언정 굽히지 않으려면 신념이 전제돼야 한다. 믿음은 앎에서 온다. 그렇다면 믿음을 가져 온 앎은 진실되고 정당해야 한다. 조갑제(趙甲濟·61) 월간조선 기자는 자신의 글쓰기 작업을 "거짓과의 싸움"이라고 표현한다. 자신이 아는 사실을 진실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알고 있는 사실과 지식을 제대로 알려서 국민이 분별력을 잃지 않고 정확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일", 그게 바로 그의 글쓰기 의미다.
그가 쓴 글은 찬·반이 뚜렷하다. 그를 '친미 극우'로 혹평하는 일부에서는 '잘못된 사실'의 함정에 빠져있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그의 글을 지지하고 공감을 표시하는 이들은 '진실을 말하는 용기있는 사람'으로 추켜세운다. 그 역시 자신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고 믿는다. 그래서 그의 글쓰기는 고독하지 않다.
으뜸 보수논객의 눈에 비친 우리 사회의 현 주소는 어디쯤일까. "저질화와 좌경화가 문제"라고 진단한다. 저질화의 한 원인으로 한자 포기를 꼽는다. 한자 포기로 "사물을 본질적으로 보지 못하고 정확한 표현을 하지 못하게 됐다"고 지적한다.
좌경화는 다름아닌 헌법 부정이다. 헌법상 반국가단체인 북한에 굴종하는 자세는 반역과 다르지 않다며 "반역이 진행중"이라고 한다. "김정일 정권을 몰아내고 북한 주민을 해방하는 것이 남한의 임무"라고 강조한다. 당연히 김정일을 어떻게 보는가가 중요하다. "친구로 생각하는 사람은 대한민국에서 살 자격이 없다"고 단언한다.
이승만 초대 대통령을 "건국 대통령으로서 한미동맹과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체제의 근간을 세웠다"고 높게 평했다. 미국을 친구로 사귄 공로를 손꼽았다. 박정희 전 대통령과는 아무런 인연이 없다. 기자시절 악수 한 번 한 적도 없다. '포항 앞바다 유전개발의 경제성이 없다'는 기사로 쫓겨난 유감만 있다. 박정희의 폭로에 앞장섰다. 여자문제에서부터 남로당과의 관계, 만주군 장교 시절 등 부정적인 면은 모두 발굴해 냈다. 그러나 "아무리 폭로해도 이 사람이 크게 보이더라"고 한다. 미화할 생각은 없다. 장·단점을 그대로 보여줘 제대로 평가받게 하고 싶다.
가끔씩 특강가서 만나는 대학생들과도 대화가 잘 통한다. 억지를 부리지 않는다고 한다. 다만 잘못된 정보로 꽉차 있는 게 아쉽다고 한다. 올초부터 매달 한국현대사 강좌를 열고 있다. 인터넷 기자를 상대로 한 기자교실도 마련했다.
초등학교 2학년때 가족과 함께 고향인 청송 안덕을 떠나 부산으로 갔다. 월간조선 대표를 그만둔 일을 놓고 논란이 없지 않았지만 그는 언제까지나 기자임을 강조한다. 책 읽고 글 쓰며 하루를 보낸다. 술도 맥주 몇잔 정도가 고작이고 골프는 배우지 않았다. 그 흔한 운전면허도 없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야구는 40여 년 팬이다. 알리 시절에는 복싱도 좋아했다.
고향은 몇 년에 한 번 갈 뿐이다. 그러나 대구·경북에 대한 자부심은 크다. 민족 통일의 기초를 놓은 것도 이 지역 조상들이었고 6·25 때는 어린 학생까지 나서서 낙동강 전선을 지켜냈다. 이 나라 산업화도 대구·경북 사람들이 앞장섰다. 자만할 필요는 없지만 자부심은 잃지 말자고 한다.
논설위원 seo123@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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