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 연구를 통해 한민족과 한국 문화의 기원을 밝히려는 노력이 한 권의 책으로 결실을 맺었다.30여 년간 한국 신화 연구를 진행해 온 김화경(58) 영남대 국어국문학과 교수가 '한국 신화의 원류'(지식산업사)를 펴낸 것. 김 교수는 그 동안 '한국 설화의 연구', '북한 설화의 연구', '일본의 신화', '세계 신화 속의 여성들', '선녀와 나무꾼', '두꺼비의 보은' 등의 저서와 '온조 신화의 연구', '신라 건국신화의 연구', '고구려 건국신화의 연구' 등의 논문을 발표한 바 있다.
김 교수는 "단편적이고 개별적으로 진행되어 왔던 한국 신화 연구의 한계를 극복하고 한국 신화의 계통적 연구를 통해 전체적인 특성을 밝히는 한편 일본 학자들의 한국 신화 연구가 낳은 한국 기층문화의 이원적 성격을 극복하기 위한 과정으로 책을 출간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김 교수는 신화들이 지닌 특성에 따라 몇 개의 범주로 분류한 뒤 신화들이 지닌 문화적 특성을 찾아내고, 이를 바탕으로 이들 신화가 어디로부터 들어왔는가를 밝히는 문화사론적 연구방법론을 원용하고 있다. 총 74편의 신화를 '기층문화 형성의 신화', '지배계층 교체의 신화', '지배계층의 신화' 세 가지 범주로 분류했다.
한국 기층문화의 성립과 관계 있는 것으로는 땅에서 인간이 나왔다고 하는 '출현 신화'와 곡식의 씨앗을 가져다 준 '곡모신 신화', 타살된 시체로부터 곡식의 씨앗을 얻었다고 하는 '시체화생 신화'를 다루고 있다.
김 교수는 지배계층 교체의 신화로 연구한 '국가 양도 신화'에서 해부루의 부여국 양도 신화 등 비정상적인 탄생담을 가지지 않은 왕권 신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지배 계층의 교체가 이루어진 국가의 실체를 밝히고 있다.
또 지배계층의 신화로 '천강 신화', '일광 감응 신화', '수조 신화', '난생 신화'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단군신화 등의 천강 신화는 터키족 계통, 고주몽 신화 등 일광 감응 신화는 몽고족 계통, 수조 신화는 퉁구스족 계통, 석탈해 신화 등 난생 신화는 캄차카 반도 일대의 코리약족 계통의 신화와 공통점을 지니고 있음을 주장하면서 지배 계층의 원류를 밝히고 있다.
특히 난생 신화 연구를 통해서는 일본 학계가 주장하는 '한민족 남방 연원설'이 타당성을 지니지 않는다는 점을 입증하는 노력을 전개하고 있다. 김 교수는 "한국 신화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려는 자신의 연구가 한국 신화 연구 폭을 넓히는 계기가 되고 민족 문화의 형성 과정을 재구성하는 데 이바지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경달기자 sara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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