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팬들이 모처럼 박수 갈채를 보냈다.
상암벌에 울려퍼진 환호 속에 가장 환하게 빛난 별은 '한국축구의 희망' 박주영(서울)이었다.
중부선발팀의 박주영은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05 삼성 하우젠 K리그 올스타전'에서 전반 13분 직접 얻어낸 페널티킥을 네트에 꽂아 선제골을 뽑고 풀타임을 뛰며 감각적인 패스와 슈팅으로 팬들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박주영은 현장 기자단 투표에서 51표 중 22표를 얻어 남부선발팀의 정경호(광주.16표), 이동국(포항.7표)을 제치고 올스타전 MVP의 영예를 안았다.
신인이 올스타전 MVP에 뽑힌 것은 95년 노상래(전남), 98년 이동국(포항) 이후 3번째다.
그러나 승부에서는 남부선발팀(광주.대구.부산.울산.전남.전북.포항)이 산드로(대구)의 결승골로 중부선발팀(서울.수원.성남.인천.부천.대전)을 3-2로 꺾었다.
역대전적에서는 남부가 5승3패로 우위.
본프레레호의 잇단 졸전으로 시름에 잠긴 축구 팬들이 어느덧 서늘해진 늦여름 바람 속에 기분좋게 웃을 수 있었던 한판이었다.
지난 17일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 무기력한 패배로 썰렁한 관중석이 될 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이날 상암벌에는 3만2천784명이 찾아 열기를 달궜다.
박주영-김은중(서울)과 이동국-김도훈(성남)을 각각 투톱으로 포진시킨 중부와 남부팀은 승부보다 어떻게 하면 멋진 플레이를 팬들에게 선사할 수 있을지에 집착했다.
올스타전 MVP를 3회나 수상한 이동국이 먼저 욕심을 냈다.
이동국이 1대1 찬스에서 이운재의 선방으로 골 기회를 놓치자 박주영도 도전장을 던졌다.
전반 4분 오버헤드킥을 시도하다 실패한 박주영은 9분 뒤 질풍 드리블로 문전을 파고들어 페널티킥을 유도해냈고 직접 키커로 나서 노련한 수문장 김병지의 모션을 빼앗는 땅볼 슛으로 네트를 갈랐다.
박주영은 후반 14분에도 골지역 끝까지 돌파한 뒤 순간 동작으로 방향을 꺾어 수비수를 제쳐낸 다음 회심의 왼발 슛을 때렸으나 크로스바를 살짝 넘어갔고 후반 32분에는 공오균에게 환상적인 힐패스를 찔러줬다.
천재 스트라이커라는 별명을 보란듯이 입증한 감각적인 플레이에 팬들은 잇따라 탄성을 자아냈다.
박주영은 "좋은 경기를 보여준 선배들이 많은데 이 상을 받을 줄 몰랐다. 더 열심히 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남부팀은 박주영에게 선취골을 내줬으나 전반 19분 산토스가 윤정환의 코너킥을 쇄도, 헤딩슛으로 꽂아넣어 동점을 만들고 전반 38분 정경호의 패스를 이동국이 연결해 역전에 성공했다.
중부팀은 후반 20초 공오균이 멋진 왼발슛으로 다시 동점을 만들었으나 후반 42분 남부팀의 삼바 용병 산토스는 김상록의 단독돌파 슛이 골포스트를 맞고 나온 것을 골문 구석으로 강하게 꽂아넣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날 올스타전에서는 산토스가 2002한일월드컵 당시 한국에 첫 승을 안긴 황선홍의 세리머니를 패러디한 골 뒤풀이를 보여줬고 이동국의 골 뒤에는 동료 선수들이 '일병' 정경호를 헹가래치는 등 다양한 세리머니로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한편 하프타임에 열린 '롱슛 콘테스트'에서는 올스타전 10회 출전을 이뤄낸 '꽁지머리' 김병지(포항)와 '새내기 꽃미남' 백지훈(서울)이 50m 장거리슛을 골문에 직접 꽂아 공동 우승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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