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화재소동을 빚은 대구지하철 2호선이 개통을 1달여 앞두고 있지만 시험가동 과정에서 보완해야 할 문제점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2호선 다사·대실역의 첨단안전장비인 스크린도어의 경우 전동차와 개폐시차가 달라 안전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다.
전동차가 승강장으로 진입, 완전히 정차한 뒤 스크린도어에 신호를 보내면 문이 열리기 때문에 1초내외의 시차가 생겨 혹시 승객이 전동차 문이 열리자마자 뛰어나가면 스크린도어에 부딪힐 수 있다. 문이 닫힐 때도 마찬가지. 스크린도어가 닫히고 잠시 뒤 전동차 문이 닫히기 때문에 그 사이 밖으로 나가려는 승객이 발생하면 안전사고와 직결될 수 있다.
이에 대해 프랑스 알스톰사 기술진은 스크린도어와 전동차 사이의 시차를 기술적으로 최대한 줄여 두 문이 거의 똑같이 열리는 것처럼 보이도록 보완할 것이라고 했다.또 획기적인 안전시설로 평가받은 승강장 내 전동차 정지버튼 역시 잘못 이용될 경우 더 큰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
지난주 안전점검차 둘러본 공사직원이 실수로 정지버튼을 누르자 전동차는 그 자리에서 멈췄고, 사령실 및 역 직원들은 비상사태인 줄 알고 허겁지겁 달려와 '버튼을 잘못 눌렀다'는 사실을 확인한 후에야 다시 정상운영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특히 정지버튼은 누구나 누를 수 있는 승강장 한 복판에 노란 박스로 표시돼 있어 어린이나 청소년들의 장난, 취객의 난동 또는 실수 등에 노출돼 있다. 자칫 이 버튼이 악용될 경우 시민들은 큰 혼란에 빠질 수도 있다.
공사 관계자는 "2년 전 지하철 1호선 참사처럼 비상사태에 대비해 설치한 것"이라며 "만약 일부 시민들이 장난삼아 누를 경우 CCTV로 잡아내 엄벌하겠으며 비상시에만 사용토록 적극 홍보하겠다"고 답했다.대구지하철공사 김제봉 홍보팀장은 "지하철 개통을 앞두고 아직까지 보완해야 할 문제들이 하나둘 생겨나고 있다"며 "하지만 개선책을 찾아 보완해 개통때는 아무런 문제가 없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대구지하철 2호선 화재 사건은 지하의 물을 퍼내는 펌프와 연기를 밖으로 보내는 환기시설 등을 가동시키는 기계장치 '배전반'의 설계 및 시공 부실 가능성, 지하철역의 지하수 유입 설계 잘못 가능성이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전기시설 전문가들은 배전반이 장시간 사용시 과부하가 걸려 선로에 열이나면서 합선되거나 안정기 작동 한계가 넘는 과부하가 걸릴 경우 화재 발생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하고 있다. 경찰도 이 부분을 집중 조사 중이다. 대구 달성경찰서는 22일 지하철2호선의 정확한 화인을 밝히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협조를 받아 대구경찰청 화재 감식반 및 소방서와 공동으로 최초 발화지점으로 추정되는 배전반 주변에 대해 정밀감식에 들어갔다.
경찰은 화재당시 배수펌프 3대가 가동되면서 과부하로 화재가 발생했을 가능성 등을 염두에 두고 지하철 건설본부 등으로부터 설계도를 제출받아 대실역의 당초 설계도에 지하수 유입 수량 계산 착오 등 부실 설계 및 시공에 대해 수사를 집중하고 있다.
박용우기자 ywpark@imaeil.com 권성훈기자 cdro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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