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통을 한달 앞둔 대구지하철 2호선에서 불이 났다. 대실역에서 시내방향 300m 지점 지하 1층 전기 배전반 부근에서 난 불은 30분만에 진화돼 일부 기물 소실 외에는 다행히 큰 피해는 없었다. 하지만 인근 주민들이 환기구를 통해 솟아오르는 시꺼먼 연기에 놀라 대피하는 등 소동을 빚었다.
놀란 사람은 인근 주민만이 아니다. 대구시민 모두가 놀라 가슴을 쓸어 내렸을 일이다. 1995년 4월 1호선 상인역 가스폭발 참사, 2003년 2월 중앙로역 방화 참사의 악몽을 되살리게 한다. 왜 이 모양인가. 수백 명의 인명을 앗아간 양대 참사가 아니어도 대구 지하철은 사고가 너무 잦고 너무 크다. 다이너마이트 폭발사고, 복공판 추락사고 등 크고 작은 사고로 숨지거나 다친 희생자도 부지기수다.
지난해 4월에는 1호선 방촌역 변전실에 불이나 지하철 운행이 전면 중단된 바도 있다. 이번 화재에 경종을 울려준 것이나 다름없는 사고였다. 그런데도 2호선 배전반에 화재감지기 하나 없다고 하니 지하철 안전을 위해 그동안 무엇을 했단 말인가. 불난 현장을 열차가 당도해서야 알게 되는 체계라면 지난 참사의 교훈을 몰각해도 유분수다.
이번 화재가 시운전이 아니고 5분 여 간격으로 열차가 오가는 정상 영업 중에 발생했다면 어떤 결과를 빚었을지 아무도 장담 못한다. 본란은 지하철 개통을 앞두고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이라고 거듭 강조한 바 있다.
시설이 완전하다고 해도 예상 못한 사고는 발생할 수 있는 법인데 시설 자체가 허술하다면 더 말할 것이 없다. 대구시와 지하철공사 관계자는 정신 똑바로 차리고 2호선 안전을 원점에서 재점검하기 바란다. 기본 시설 자체에서 안전보장이 미흡하다면 지하철 개통을 늦춰서라도 완비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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