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마라도나 "86년 월드컵 '신의 손'은 사기극"

펠레를 잇는 축구 천재이자 그라운드의 악동으로 불렸던 아르헨티나의 디에고 마라도나가 1986년 멕시코 월드컵 당시 우승컵을 안을 수 있게 해 준 이른바 '신의 손' 골은 의도적으로 자신의 손을 뻗어 넣은 골임을 공개 시인했다고 남미권 뉴스 전문 메르코프레스 통신이 22일 보도했다.

마라도나는 이날 밤 아르헨 TV에서 방송된 '넘버 10 나이트' 프로그램에서 "어느 누구도 이 사실을 몰랐고 이는 대단히 놀랄 만한 뉴스"라면서 이 같은 사실을 밝혔다고 통신은 전했다.

앞서 마라도나는 올 1월 스웨덴 TV 방송국과 인터뷰에서 86년 월드컵 당시 잉글랜드와의 4강전에서 핸들링 반칙 논란이 일었던 골은 자신이 '무의식' 중에 손으로 골대 안으로 밀어넣은 것이라고 밝힌 바는 있으나 '의도적'으로 핸들링 반칙을 범한 '사기극'임을 시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마라도나는 이날 TV 프로그램에서 86년 월드컵 당시 영국 언론이 표현한 '신의 손' 골 논란에 대해 "나는 내 손으로 그것을 해야만 했다...나는 키가 작았고 잉글랜드 골키퍼 (피터) 쉴튼은 1m86㎝였다. 내 머리로는 그의 머리 위로 점프할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그래서 나는 내 왼쪽 주먹으로 공에 손을 댔다"고 말했다.

또 마라도나는 당시 아르헨 팀 동료들도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알았으며 골인 판정이 취소될 것을 예상해 자신의 골인을 곧바로 축하하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마라도나는 "동료들 어느 누구도 나를 포옹하고 축하하기 위해 달려 오지 않았다. 이리로 오라면서 오히려 내가 간청했고 내가 골을 넣은 것처럼 그들이 해주기를 원했다. 그러나 그들은 다소 부끄러워했고 쉽사리 다가오지 않았다. 그들은 '우리가 속임수를 쓰고 있다'고 말하는 것처럼 보였다"고 당시 상황을 상세하게 전했다.

이 유명한 '신의 손' 골로 인해 쉴튼은 자신의 은퇴경기에 마라도나를 초대하지 않았다. 이런 쉴튼에 대해 마라도나는 이날 프로그램에서 TV 카메라를 응시하며 "쉴튼, 나는 결코 잠들 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메르코프레스는 덧붙였다.

86년 월드컵에서 잉글랜드와 아르헨티나 간 4강전 당시 영국 문전으로 볼이 센터링되자 마라도나와 쉴튼이 함께 공중으로 솟았으나 공은 골대 안으로 들어갔다.

관중들은 대부분 마라도나 손에 공이 맞은 것으로 보았으며 선심도 기를 들었으나 시야가 가려 제대로 보지 못한 주심은 이를 골인으로 인정했다. 이 경기에서 2대1로 승리한 아르헨티나는 결승전에서도 이겨, 결국 줄리메 컵을 안게 됐다.

추후 고속촬영 필름 판독으로도 공이 마라도나의 손에 맞은 것으로 결론났으며 마라도나도 이에 대해 침묵을 지켜왔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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