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버드대 연구진은 22일 인간 배아줄기세포에 성체 피부 세포를 결합한 새로운 배아줄기세포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와 같은 연구가 진전될 경우 인간 배아를 만들고 파괴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고도 치료를 위한 '맞춤용' 줄기세포를 만드는 길이 열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까지 배아 줄기세포는 시험관 아기 시술 과정에서 남은 배아에서 추출되거나 핵 이식 기술을 이용한 복제를 통해 생산된다. 핵 이식 복제는 난자에서 핵을 제거한 다음 성체 세포의 핵을 주입하는 방법으로 이뤄지는데 성공할 경우 이 난자는 재(再)프로그램돼 정자가 수정된 것처럼 분열을 시작한다.
하버드대 연구진은 배아줄기세포에 인간의 성체 피부세포를 결합해 이와 같은 재프로그램 과정에 들어가도록 함으로써 결합된 세포를 배아 상태로 되돌리는 데 성공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세포는 줄기세포와 같은 움직임을 보였으며 생쥐에게 주입됐을 때 기형종(畸形腫)이라는 종양을 만들어내고 매우 장기간 생존하는 등 진정한 줄기세포로서의 특질을 나타냈다. 이 세포는 또 실험실에서 배양했을 때 주요 기본 형태의 세포 3종류로 분화했다.
더글러스 멜튼, 케빈 이건 등 하버드대 의대 연구진은 오는 26일 과학잡지 사이언스를 통해 발표될 연구 보고서에서 "결론적으로 연구결과는 인간 배아줄기세포가 성체세포와의 결합 후 이를 재프로그램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그러나 자신의 연구가 완벽한 것은 아니라고 밝히고 자신들이 생산한 새 배아줄기세포에는 원래의 배아줄기세포에서 비롯된 염색체가 포함돼 있기 때문에 성체세포를 제공한 환자와 유전적으로 완전히 일치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와 같은 기술적 장벽을 극복할 경우 난자를 이용해 배아 줄기세포를 복제하고 파괴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고도 의학적 가치가 매우 큰 줄기세포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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