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구미공단 대기업의 한 계열사에 합격한 김모(27)씨는 그로부터 한 달 뒤 또 다른 회사에서도 합격 통지서를 받았다. 그러나 김씨는 대기업 취업을 과감히 포기하고 지난 6월 합격한 9급 행정직 공무원을 선택했다.
김씨는 "민간기업에 가면 언제 그만둬야 할지 모를 정도로 자리가 불안한 게 현실이라는 얘기를 선배들로부터 많이 들었다"면서 "당초부터 공무원 아니면 공기업 입사를 원했고 민간기업은 그냥 연습 삼아 지원해 본 것"이라고 했다.
최근 2년여 동안 기업체에서 근무해 왔다는 박모(30)씨는 "일반 기업체의 경우 정년이 45세도 채 넘기기가 힘들고 여기다 근무 강도가 높아 버텨내기 힘들다"면서 "공무원의 경우 법정 정년이 보장되고 승진폭도 넓어 선호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새내기 공무원들 상당수는 "요즘 신세대 등 젊은 계층에서는 하위직이라도 공무원이 낫다는 풍조가 널리 퍼져 있다"고 전하고 있다.구미시는 최근 모두 79명의 신규 직원을 뽑아 읍·면·동사무소 등 주로 일선 현장 업무에 투입했다. 9급직인 신규 공무원들은 보건직이 무려 83대 1, 사회복지직 53대 1, 행정직 44대 1, 사서직 42대 1, 세무직 37대 1 등의 좁은 관문을 뚫고 통과한 것.
이번에 채용된 신규직원들의 경우 100%가 대졸 또는 재학생인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연령의 경우 올해 19세로 인천대 1학년 재학 중에 최연소 합격한 손창호씨 등을 포함해 26.3세로 낮아지는 추세로 젊은피가 수혈되고 있는 셈이다. 77명의 신입직원을 채용했던 작년 8월 평균연령 27.4세보다 1년 만에 한 살 정도 낮아졌다.
특히 여성 합격자가 46명으로 33명인 남성보다 1.4배나 많아 남성이 거의 독차지해 왔던 예전의 공직사회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게다가 여성의 공직 진출은 행정직은 물론 그동안 남성 직종인 건축·지적·농업·임업·수의직 등 기술직까지 확대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합격자들의 영어 실력도 만만치 않다. 구미시청 황필섭 인사계장은 "합격자들의 토익 점수가 민간기업에 비해 무려 50, 60점 이상 높을 정도로 수준이 높다"고 말했다.
구미·김성우기자 swki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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