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소개구리가 마구 날뛰던 김천시 대광동 모광 연못. 토종 생물들을 죄다 잡아 먹어 생태계가 엄청나게 파괴됐던 이 연못에 최근 버들치, 피라미 등 다량의 물고기들이 되살아 나면서 생태계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자연보호 김천시협의회(회장 함병문)의 읍·면 회장단 30여 명이 모광 연못에서 황소개구리 퇴치 운동을 편 것은 지난 2003년 8월부터.
주민 쉼터인 모광 연못에서 황소개구리를 보고 놀라는 어린 아이들이 적잖고 황소개구리 울음 소리에 늘 기분이 언짢다는 주민들 하소연이 있었기 때문.
회원들이 황소개구리 올챙이 잡기에 이용한 것은 새우틀 50개와 애견사료. 동물성 음식을 좋아하는 황소개구리 식성을 정확히 맞춘 탓에 첫해엔 쌀 2가마니 분량인 160kg이나 잡았다. 씨를 말려서인지 지난해엔 32.5kg 잡은 것에 그쳤고 올해는 5kg 정도에 불과했다.
23일 연못에서 회원들이 걷어올린 새우틀에는 올챙이는 10~20마리 정도밖에 없었고 버들치, 피라미, 붕어 등 종전엔 볼 수 없었던 새끼 물고기들이 100~200마리씩 들어 있었다. 퇴치 운동 첫해엔 황소개구리와 물고기 개체 수가 10대 1 정도였으나 이제는 완전히 정반대로 변했다.
회원들이 황소개구리를 싹쓸이하기에는 시행착오도 많았다. 떡밥, 깻묵 등 미끼로 안 써본 게 없고 새우틀 놓는 위치도 물가 주변 1m 이내라는 것을 아는 데는 꽤 많은 투자가 필요했다. 새우틀 구입비 등 퇴치 운동에 들어가는 모든 비용도 회원들이 부담했다.
이곳 연못이 생태계를 회복함에 따라 회원들은 23일 황소개구리가 판을 친다는 어모면 남산1리 등대 저수지로 새우틀을 옮겼다. 모광 마을의 전재원(66)씨는 "최근엔 황소개구리 울음 소리를 거의 들을 수 없을 정도로 많이 없어져 살 것 같다"고 했다. 함병문(62) 회장은 "김천엔 1970년대 말부터 황소개구리 서식이 시작돼 생태계 파괴가 심각한 실정이다. 황소개구리가 종적을 감출때까지 퇴치 운동을 꾸준히 전개하겠다"고 말했다.
김천·이창희기자 lch888@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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