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가 일방적으로 추진해 온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 일부 지역의 유대인 정착촌 철수가 23일 일단락됐다.
이스라엘 군과 경찰은 이날 팔레스타인 마을들에 의해 고립돼 철수대상지로 확정됐던 요르단강 서안지역 정착촌 사누르와 호메시에서 마지막으로 주민 소개 작전을 마무리했다.
이로써 22일까지 주민 소개가 끝난 가자지구 정착촌 21곳과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떠난 서안의 가님과 카딤 마을을 포함해 철수 대상으로 결정된 총 25개 정착촌의 주민 철수가 완료됐다.
이스라엘 당국이 당초 9월 초까지 3주 일정으로 잡았던 주민 소개 작전이 1주일만에 끝남에 따라 건물철거 등 사후정리 작업도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스라엘은 건물 철거를 끝내는 대로 정착민 보호를 위해 배치했던 군 병력도 철수시킨 뒤 해당 정착촌의 관할권을 팔레스타인 측에 넘길 예정이다.
이스라엘이 1967년 제3차 중동전쟁을 통해 가자지구와 서안 지역을 점령한 뒤 이들 지역에 유대인을 이주시켜 정착촌 건설에 돌입한 이후 자진해 정착촌을 해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마지막으로 강제철수 작전이 진행된 사누르와 호메시에서는 일부 정착민과 다른 지역에서 잠입한 극우 유대인들이 바리케이드를 치고 철수작전을 저지하려 했지만 불도저 등 중장비를 앞세운 군과 경찰을 막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사누르에서 철수반대 진영에 가세한 수백명의 운동가들은 옛 영국군이 사용하던 성채를 점거한 채 저항했지만 군과 경찰 병력이 철문을 부수고 들어가 농성자들을 모두 끌어냈다.
호메시에서도 주민들과 철수반대 운동가들이 학교건물 등에 흩어져 농성하며 강경 저항의지를 보였지만 군 작전이 시작되자 당초 우려했던 만큼의 큰 충돌없이 주민 소개가 이뤄졌다.
현지 언론은 이스라엘 군 관계자를 인용해 이 2개 마을에 외부의 철수 반대운동가들이 많이 몰려들어 주민 소개 작전이 가장 힘들 것으로 예상됐지만 의외로 수월했다고 전했다.
철수가 진행되던 사누르와 호메시에서 수 ㎞ 떨어진 곳에서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이 순찰중이던 이스라엘 군인들을 향해 총격을 가해 교전이 벌어졌지만 큰 싸움으로 발전하진 않았다.
한편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이날 모셰 카차브 이스라엘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이스라엘의 정착촌 철수정책을 높이 평가했다고 팔레스타인 와파 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또 평화협상 재개가 향후의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하고 이번 철수를 계기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관계가 새로운 장을 맞게 되길 바란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압바스 수반은 이에 앞서 22일 밤에도 샤론 총리에게 전화해 "용감하고 역사적인 결정을 했다"고 가자 정착촌 철수를 축하하면서 평화정착을 위해 협력해 나가자는 입장을 밝혔다.
카이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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