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브로커 홍씨 '비밀장부' 원본 따로 보관한 듯

경찰에 제출한 장부는 2년치뿐…연루자 늘 듯

'검·경·언 전방위 금품 로비' 혐의를 받고 있는 브로커 홍모(64·구속)씨가 로비 내역을 담은 일기장 형식의 비밀장부를 모처에보관 중인 것으로 알려져 사건 연루자가 불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경찰 관계자는 25일 "홍씨로부터 건네받은 비밀장부는 2003∼2004년 2년여에 걸쳐 기록된 것"이라며 "홍씨가 '30년동안 일기를 써왔다'고 진술한 점 등으로 미뤄볼때 '보험용'으로 비밀장부 원본은 따로 보관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23일 검찰에 신병이 송치된 홍씨가 경찰조사 과정에서 "검찰에서 모든 것을 밝히겠다"고 협박했던 것으로 알려져 홍씨가 '자폭하는 심정으로' 일기장 원본을공개할 수도 있을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홍씨의 비밀장부는 가계부나 장부형태로 기재하지 않고 일기장 형식을 빌어 당일 만났던 사람과 '언제,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 적고 있어 비밀장부에 등장하는인물 수가 '대하소설'에 버금간다는 것이 경찰의 설명이다.

또 홍씨 비밀장부에는 이름만 적혀 있거나 액수, 기관명, 불특정 내용만이 적힌것도 상당수에 달해 홍씨가 비밀장부 원본을 공개할 경우 금품로비와 관련된 연루자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경찰이 홍씨가 제출한 비밀장부에 등장한 인물에 대해 확인해본 결과, 친구나 지인인 경우가 많아 이름만 거론됐다고 금품로비와 관련있는 인물로 추정할수는 없다. 홍씨는 또 경찰에서 비밀장부에 적은 내용과 실제 진술을 다르게 하는 경우도많았다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홍씨가 검찰에서 비밀장부 원본을 공개하게 될 경우 연루자수는 크게 늘어날 것이고, 사건의 파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여 '뇌관'이 될 것이라는게 경찰 관계자의 전언이다.

이 관계자는 "홍씨를 조사해보니 빈틈이 없이 꼼꼼하게 로비일기를 써왔다"면서"홍씨는 술에 취한 날에도 자신의 당일 행적과 만난 사람을 빼놓지 않고 썼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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