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100년 이상 된 경북 老巨樹 2390그루

장은재씨 박사학위 논문

경북 지역에 수령 100년 이상 자생 '노거수(老巨樹)'가 전국에서 가장 많은 2천300여그루에 달한다는 조사가 나왔다.이들 노거수는 불량한 생육환경에 놓여 있어 보호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이 같은 조사 연구는 산림당국이 지정한 보호수(2천그루)보다 광범위하게 분포상황을 파악한 것이어서 주목을 끌고 있다.

경북도의회 장은재(53) 사무관은 최근 '경상북도 노거수 식물자원에 대한 식생학적 연구'라는 제목의 계명대 박사학위(식물자원학) 논문에서 경북지역 노거수의 주요 수종과 위치, 지역별 분포현황과 함께 2천390그루에 달하는 개개 노거수들의 수령, 수고, 흉고둘레, 수관폭 등을 분석, 발표했다. 장 박사는 당국의 조사에서 빠져 있는 860여 그루의 노거수를 새로 찾아냈다.

장 박사는 "노거수는 남한 면적의 19%에 달하는 경북에 가장 많이 산재해 있으며 식물 유전자 자원으로써의 중요성 뿐 아니라 '당산목', '정자목'으로 불리며 민속식물자원으로써의 가치가 높다"고 말했다.

이 논문에 따르면 경북지역 총 49종의 노거수 가운데 느티나무가 55%로 가장 많았고 왕버들, 회화나무, 팽나무, 소나무, 은행나무 순으로 이들 6종이 전체 노거수의 89.6%를 차지했다.

노거수 수령은 200~300년이 가장 많았고 평균 한계 수령은 500년으로 밝혀졌다. 수종별로는 느티나무가 1천년으로 가장 오래 사는 나무였고 소나무와 팽나무는 500년, 왕버들과 회화나무는 300년 가량이었다.

지역별로는 안동의 노거수가 284개체로 가장 많았다.

논문에 따르면 가장 오래묵은 노거수는 영덕군 지품면 신안리와 창수면 신리의 느티나무 2그루로 수령이 1천년 가량에 달했다. 수관(나무줄기 윗부분)폭이 가장 큰 나무는 김천시 구성면 구미1리 '왕버들'(42m), 흉고(가슴높이)둘레가 가장 넓은 나무는 안동시 길안면 용계리 은행나무(14m) 등이었다.

수령 350년된 뽕나무(상주시 은척면 두곡리), 310년된 서어나무(포항 대송면 홍계리), 250년된 음나무(문경시 마성면 상대리) 등 희귀종도 다수 발견됐다. 이들 노거수는 공통적으로 볕이 잘 드는 양지와 평탄한 지형에서 자라 오랜 수명을 유지하고 있었으며 마을 입구 등 인근에 자리잡고 있었다.이러한 노거수들은 보존대책이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거수 상당수가 뿌리가 시멘트로 덮여져 있거나 가지 생육에 장애물이 있는 등 생육 환경이 불량했다. 실례로 1970년대 초 14%에 달했던 소나무의 비율이 현재 5.9%로 낮아진 것은 생육환경이 침해됐거나 벌목 등에 의해 급속히 감소했기 때문이라는 것.

장 박사는 "노거수의 중요성은 잘 알면서도 보존은 소홀한 경우가 많았다"며 "나무마다의 사진과 위치, 현황 등을 전산화시킨 자료를 정기적으로 갱신해 자료로써의 가치를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노거수는 우리나라의 경우 당산목 등으로 신령시해 주목받고 있지만 외국도 목재 이상의 특별한 가치는 인정하지 않아 체계적인 연구자료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병고기자 c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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