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를 해야 하는 데...."
삼성 라이온즈 한대화 수석코치는 24일 LG전에 앞서 빗줄기가 굵어지는 가운데 배팅 연습 중이던 선수들을 지켜보며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전날 홈런 3방을 포함해 오랜만에 10안타를 터뜨리며 짜릿한 한 점차 승리를 거둔 삼성 코칭스태프는 마음이 급했다. 최근 극심한 부진에 빠졌던 타선이 두 자릿수 안타를 기록하며 살아날 기미를 보였지만 이날 비 때문에 또 다시 상승 흐름이 꺾일 수 있다는 판단 때문.
특히 무서운 공격력을 보이고 있는 SK와의 주말 3연전에서 타선이 받춰주지 못하면 힘든 경기를 해야 하기에 조바심은 더 했다. 때문에 비가 내리더라도 경기가 강행되기를 내심 바랐다.
올 시즌 삼성은 비로 게임이 취소된 다음날 경기에서 재미를 보지 못했다. 지난 17일 두산과의 홈 경기에서 홈런 3방을 바탕으로 8대4로 승리한 뒤 비 때문에 내리 이틀을 쉬었다. 부활 기미를 보였던 타선은 이틀 동안의 공백을 거치면서 물방망이로 변했고 20일 광주 기아전에서 6안타, 1득점으로 패했다.
앞서 14일 롯데와의 홈 경기에서도 1대0으로 승리한 뒤 다음날 비로 경기가 취소됐고 16일 두산과의 경기에서 연장 12회 끝에 무승부를 기록했다. 확실하게 선두로 치고나갈 상황마다 비 때문에 주춤거리자 "올 시즌 비가 도와주지 않는다"는 자조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
한 수석코치는 "공격은 흐름"이라며 "겨우 회복 기미를 보이던 방망이가 비 때문에 기세가 꺾일까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박흥식 타격코치는 "6월 이후 계속된 타선 침체로 인해 지금은 한, 두 경기 타선이 살아난다고 해도 믿지 못하겠다"며 속을 태웠다.
한편 이날 내린 비로 삼성-LG전 뿐만 아니라 SK-한화(문학), 롯데-현대(사직) 경기도 취소됐고 추후 일정은 26일 잔여경기 일정 발표 때 함께 나온다. 잠실야구장에서는 두산이 선발 랜들의 무실점 호투를 앞세워 기아를 2대0, 7회 강우 콜드승을 거두고 2위 SK와의 승차를 1게임으로 좁혔다.
이창환기자 lc156@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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