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휴가 후유증 질염 조심

결혼을 앞둔 20대 젊은 여성이 산부인과를 찾았다. 평소 냉이 너무 많아 가끔은 패드를 해야 할 정도다. 특히 여름철에 더 심하며 물놀이를 갔다오면 어김없이 냉이 많아지면서 가렵고 따가운 증상들이 반복되었다고 한다. 이 때문에 결혼 후 성생활에 문제가 되지 않을까 고민이 된다는 것. 여름 휴가 때 물놀이를 한 후 질염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질염은 방치할 경우 다른 질환으로 진행될 수 있기 때문에 증상이 있으면 바로 치료해야 한다.

■질염의 원인

질염은 외부로부터 병원체의 침입이나 질 속에 정상적으로 존재하던 미생물이 병원체로 증식되면서 질 내 환경이 바뀌어 초래된다. 이러한 변화를 유발하는 인자로는 항생제, 호르몬, 자궁 내 장치(루프), 뒷물, 성관계, 성병, 스트레스 등이 거론되고 있다.

항생제는 곰팡이나 다른 병원체의 과 성장을 유발할 수 있으며 잦은 뒷물은 질 내 산성도를 유지하는데 필수적인 유산균의 성장을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반면 다른 세균은 증식시켜 세균과 그에 의한 분비물의 점착을 용이하게 한다. 잦은 성관계도 병원체의 감염을 가능하게 한다. 스트레스는 질 내 세포의 탈락과 그에 따른 질 분비물의 양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보고 있다.

■세균성 질염

가장 흔한 질염. 잦은 성관계와 뒷물에 의해 질 내 유산균의 감소에 따른 산성도의 저하, 즉 질 내 알칼리화가 병을 일으키는 것으로 추정된다. 증상은 회색의 질 분비물이 보이며 생선 비린내 같은 특이한 냄새가 난다. 특히 냄새는 생리중이나 성관계 후에 더 심해지는데 그 이유는 혈액이나 정액의 알칼리성 때문이다. 치료는 먹는 항생제를 1일 2회, 일주일 정도 복용해야 한다.

■캔디다성 질염

사춘기 이전에는 거의 없고 폐경기 이후에는 드물다. 주로 가임기 여성에서는 흔하다. 비지 같은 분비물이 나오면서 외음부의 가려움증이 있고, 배뇨시 외음부 통증이 나타난다. 외음부피부 그리고 질 내에 부종 등이 보일 수 있다. 임신, 당뇨병, 비만, 전신적 스테로이드의 사용, 고용량의 여성호르몬이 포함되어 있는 피임제의 사용 등이 캔디다성 질염 발병 증가와 높은 연관성이 있다. 항진균제를 사용하면 일주일 이내에 치료되며 국소적으로는 연고제나 질정이 주로 사용된다. 먹는 약은 임신부에게는 금기다. 1년에 4회 이상 캔디다성 질염이 생기면 재발성 캔디다성 질염으로 진단하는데 빈도는 5% 이하다.

■트리코모나스 질염

전염률이 매우 높다. 이 질병을 가진 여성과 성관계 후 남성의 감염률은 70% 정도이며 잠복기는 20일 정도이다. 흡연은 질의 환경에 영향을 주어 트리코모나스의 증식을 증진시킨다. 트리코모나스의 활발한 운동성은 인체에 유해하여 질 내를 충혈시키며 심할 경우 자궁경부가 딸기 모양으로 보이기도 한다. 트리코모나스라는 기생충은 질로부터 상부 생식기관으로 쉽게 이동해 골반염 발생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 경우 난관염이 생기면 난관폐쇄를 유발하여 불임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꼭 치료해야 한다. 증상은 냄새가 나는 상당량의 화농성 질 분비물이 나오며 가렵다. 항생제를 1일 2회 일주일 정도 복용해야 한다. 배우자가 동시에 치료하지 않을 경우 재 감염률은 6.2~23.7% 정도이기 때문에 배우자도 함께 치료받아야 한다.

■폐경기 이후 위축성 질염

폐경기 이후 여성호르몬의 감소는 질염을 일으킨다. 화농성 질 분비물이 증가하며 성관계 때 통증이 생기고 관계 후 질 출혈이 생긴다. 이것은 질과 외음부 피부의 위축 때문이다. 이 경우 질 내를 여성호르몬 성분의 질정이나 크림으로 1~2주 치료하고 자주 재발하면 여성 호르몬 요법이 권장된다. 김교영기자

도움말:이동영 대학산부인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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