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취업·창업> 올 가을 채용시장 대체로 맑음

"겨울이 되기 전에 꼭 일자리를 잡아야 하는데…." 대학 4학년생들의 관심이 가을 채용시장으로 집중되고 있다.

비관적 전망이 없지 않지만 올 가을을 낙관적으로 보는 목소리가 조금씩 힘을 얻어가고 있다. 캠퍼스 리크루팅 행사도 예년에 비해 늘어날 조짐을 보이는 등 기업들이 올 가을 채용문을 활짝 열어둘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취업정보업체인 코리아리크루트가 지난달 말 국내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조사대상의 절반가량인 246개 기업이 1만7천700여 명을 하반기에 뽑기로 확정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채용기업 수와 인원 면에서 20% 이상 증가한 것.

코리아리크루트 측은 지난해의 경우 경기불투명으로 인해 채용 여부에 대한 확답조차 피했으나 올해는 인력 채용 여부에 대한 결정부터 빨라졌다고 했다. 채용 여부에 대한 결정이 빨라진 기업이 많은 만큼, 올 가을 채용문은 예년에 비해 크게 넓어질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경북대에 따르면 이달부터 캠퍼스 리크루팅 및 취업설명회 개최 의뢰가 본격적으로 들어와 올해 채용시장이 적어도 지난해 수준보다는 나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삼성코닝정밀유리가 연구개발 및 기술직 채용을 위해 29일 하루 동안 경북대 공대 10호관에서 캠퍼스 리크루팅을 가지는 것을 시작으로 다음달 초부터 경북대에서 관련행사(일정표 참조)가 잇따른다.

삼성SDS, SK텔레콤, 삼성SDI, 삼성테크윈 등이 9월 5일 캠퍼스 리크루팅을 갖고, 6일엔 두산엔진의 채용설명회가 있으며 7일에도 CJ그룹의 캠퍼스 리크루팅이 예정돼 있다. 12일엔 LG화학이 채용설명회를 열고 대구의 절삭공구업체인 대구텍도 같은 날 채용설명회를 개최한다.

김기동 경북대 취업담당은 "현재 추세로 볼 때 최소한 지난해 수준, 잘 하면 지난해 수준보다 훨씬 많은 채용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며 "올 가을 채용시장의 전망이 밝다"고 말했다.

업종별로 보면 전기·전자업체의 문이 넓을 전망. 정부의 부동산 대책 여파에다 내수침체 지속으로 건설과 유통부문의 일자리는 그리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디지털 가전과 IT 등의 인력수요는 크게 늘 것으로 예상된다. 올 가을 취업시장에서는 이공계 출신이 일단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김농주 연세대 취업상담관이 지난 22일 발표한 '2005년 하반기 대졸취업 기상도'에 따르면 올 가을 채용시장이 그리 밝은 것만은 아니지만 법률서비스·생명공학·무역·반도체 등 분야는 취업문이 다소 넓을 것으로 나타났다.

법률분야는 국제 법률시장이 열리고 인터넷 법률 서비스 회사가 등장하면서 고용전망이 밝아지고 있다고 이 보고서는 분석했다.

생명공학분야는 제약회사 영업직이 느는 추세. 게놈지도의 완성으로 인한 기업들의 소규모 창업으로 고용이 다소 증가하고 있으며 무역분야는 국내 기업의 진출로 중국·인도·베트남 등에서 해당 언어 능통자 수요가 꾸준히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도체 메모리분야는 마케팅 인력을, 비메모리분야는 R&D(연구개발) 직종의 인재를 중점적으로 채용할 것으로 예상돼 삼성전자·LG전자·아남반도체·하이닉스·패어차일드·ASE코리아 등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고 이 보고서는 조언했다. 하지만 벤처기업을 비롯한 건설·부동산, 항공 등 분야의 신규채용 전망은 밝지 않다는 것.

벤처기업은 벤처붐이 시든 이후 양극화가 진행되고 있으며 건설·부동산 역시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정책 등으로 신규채용이 소수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KTX에다 국제 유가 상승으로 인해 항공분야의 일자리 창출 능력도 크지 않은 데다 외국계 은행, 신용평가사, 조선, 증권 등도 전망이 흐릴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김 상담관은 현장에서 직무를 체험한 인재를 선호하는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봤다.

최경철기자 ko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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