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역사/허만원 외 지음/이른아침 펴냄
고대의 플라톤에서부터 현대의 마르크스까지…. 철학사라고 하면 대부분 사람들은 머리부터 내젓기 마련이다. 도무지 친숙해지기 어려운 이름을 가진 인물들의 기묘한 논리와 이해하기 어려운 용어들의 뒤범벅이 바로 철학의 역사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들에게 철학자란 불필요한 질문을 던져놓고 타인이 이해할 수 없는 방식으로 머리를 혹사시키는 이상한 사람들일 수도 있다. 철학사란 그런 천재적이며 엉뚱한 사람들이 해왔던 복잡한 생각의 역사에 다름 아닐 것이다.
그러나 고대로부터 철학자들이 어떤 상황에서, 어떤 문제를, 어떤 방식으로 해결하고자 했는지 이해한다면, 그들이 얼마나 현실적이고 직접적인 삶의 문제를 고민했는지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철학자들이란 당대의 가장 심각한 문제에 대해 가장 명쾌한 해답을 제시하고자 한 천재들이다. 철학의 역사란 곧 인류가 부딪쳐온 수많은 난제들에 대한 이성적 응답의 역사이다.
허만원 일본 리츠메이칸대 철학과 교수와 군지 사토시(軍司 敏) 우츠노미야대 철학과 교수 등이 지은 '생각의 역사'는 이처럼 실제적이고 현실적인 문제 앞에서 당당하게 맞섰던 정신적 스승들의 모습을 드러냄으로써 철학이 얼마나 현실적인 학문인가를 증거한다. 동시에 우리가 왜 철학의 방식으로 세상과 자기 자신을 이해해야 하는지를 일깨워준다.
철학을 암기과목으로 이해하고 무작정 외우면서 공부했거나 공부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철학의 역사가 얼마나 파란만장하고 흥미진진한지, 철학이 얼마나 현실적인 학문인지를 느끼게 해 준다.
이 책이 선정한 '철학 명저' 100선은 독자의 깊은 사색을 돕고, 사상의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한 뛰어난 저작이자 유명한 철학서이다. 철학서 저자들이 인류의 정신사에 마친 영향은 하나같이 크고 거대한 것이어서, 어느 책에 대해서건 그 역사적 의의를 부인하기 어렵다.
인류의 정신사에 일대 폭풍과도 같은 충격과 영향력을 행사한 책들이다. 인류 절반의 정신적 지주가 되고 있는 기독교의 성경에서부터 각종 현대 학문들의 맹아를 싹 틔운 고전들을 거쳐, 정치·경제체제와 법률체계 등의 기초를 놓은 현실적 이론서들이 총망라되었다.
인류 정신의 보고를 이루는 100권의 철학서들을 해설하되, 전체적이고 역사적인 맥락과 함께, 각 책들의 본문을 충실히 소개하고 그 사상의 핵심을 명확히 간추려 보여주고 있다. 100권의 고전 사상 명저를 한 권으로 소개함과 동시에, 이들 명저들을 실제로 찾아 읽을 수 있도록 유혹하는 책이 바로 '생각의 역사'이다.
책을 읽다보면 어느새 철학사를 지적으로 이해함과 동시에 어떤 것이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생각의 방식인지를 위대한 스승들의 예를 통해 실감나게 배우게 된다. 낯설고 난해해 보이기만 하는 서양철학을 시대별 흐름에 맞춰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그래서 현재 우리 삶의 기반을 마련한 서양철학의 흐름을 전체적으로 이해하고 나아가 그 속에서 21세기를 살아갈 새로운 사상과 철학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조향래기자 swordj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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