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전 당시 한국군 병장으로 참전한 김정기(62·달서구 월성동·고엽제후유의증전우회 대구시지부 조직부장)씨. 1년간 베트남 오지, 그 생사의 갈림길에서 살아남은 김씨가 받은 돈은 700달러도 채 못됐다. 김씨는 "월남전 당시 파월 한국군 상병의 월 임금은 40달러, 병장은 50달러 수준이었다"며 "한국군은 주월 미군, 필리핀 비전투원 임금보다 못한 헐값에 목숨을 내놨지만 국가유공자로서 정당한 대우도 못 받고 있다"며 억울해 했다. 베트남전쟁은 우리의 전쟁이 아니었고, 반강제적으로 파병당했다는 것. 김씨는 "미군이나 우리나 같은 장소에서 같은 전투에 참가했지만 이렇게 차별받은 것은 상식밖의 처사"라며 "지금이라도 저들(미군)과 비슷한 수준의 비용을 보상받고 이를 위해 관계당국도 힘을 써야 한다"고 했다.
파월국군이 '헐값'에 근무했다는 보도(본지 26일자 1면) 이후 베트남전 참전 유공자들이 분노하고 있다. 미국이 파월 한국군에게 지급한 수당이 타국에 비해 훨씬 적었다는 외교통상부의 문서 공개 후 대구지역의 베트남전 관련 전우회는 분노로 술렁거렸다.
박주영(58·동구 불로동·당시 병장)씨는 "70년대 당시 한국의 경제부흥은 파월비용으로 이룩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이번 문서가 공개된만큼 대구 전체 4천여 명의 파월 군인들이 관계당국에 찾아가 '정당한 보상을 해달라'는 집회를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사)대한민국고엽제후유의증전우회 대구시지부에 소속된 회원만도 2천300명 정도. 대구지역에 생존 참전용사는 4천500명 정도라고 이 단체 관계자는 밝혔다.
베트남참전유공자회 대구시지부도 외교통상부의 파병비용 보도가 나가자 26일 회원들이 속속 모여 '미국과 관계당국에 정당한 보상을 요구'하자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이 단체 김만권 지부장은 "예전부터 재향군인회 내 베트남참전군인회에서 총회를 열어 파월용사를 국가유공자로 인정해 달라는 건의서를 정부에 요청했지만 정부는 묵묵부답하고 있다"며 "파월대가로는 지나치게 염가에 우리의 생명을 내건 것"이라고 했다.
한편 외교통상부는 26일 베트남전 외교문서를 통해 월남파병으로 인한 한국의 이득(1965~1969)은 5억4천600만 달러, 주월 미군의 1인당 비용은 1만3천 달러인 반면 한국군은 5천 달러 수준이었다고 발표했다. 서상현기자 ssa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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