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카트리나, 美 남부 강타…피해 잇따라

최대 시속 233㎞의 강풍과 폭우를 동반한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29일 새벽 6시께(현지시간) 멕시코만을 따라 미국 남부에 상륙, 루이지애나, 미시시피, 앨러배머주에 피해가 잇따랐다.

멕시코만 연안지역 주민 140만명이 소개한 가운데 평소 미식 축구 경기가 열리는 루이지애너 슈퍼돔에는 9천여명이 일시에 대피하는 진풍경이 벌어졌으며,이 일대석유 시설 폐쇄로 유가는 배럴당 70달러에 육박했다.

◇ 카트리나 상륙 = 카트리나는 전날밤 그 세력이 5급의 초강력 허리케인에서 4 급으로 완화되기는 했으나 멕시코만을 강타하면서 거센 파도와 함께 나무가 휘어질정도의 강풍을 동반했다.

앨러배머주 모빌에서는 곳곳의 변압기가 폭발했으며 미시시피주 걸프포트 해변에서는 부러진 나뭇가지가 거리 곳곳에 널리고, 앞을 볼 수 없을 정도의는 폭우가쏟아졌다.

루이지애너 남동지역 37만 가구에 전기가 끓기고, 뉴올리언즈에서는 강풍과 폭우로 도로 주변에 나뭇가지 등 쓰레기 잔해가 30m가 넘게 쌓였다.

CNN 등 미국 TV들은 전날까지만 해도 이 지역을 탈출하기 위해 빽빽이 몰렸던차량들이 모두 빠져 나가 텅빈 시가지 모습과 강풍으로 요동치는 교통 신호등, 폭풍우로 쓰러지거나 떼밀려간 가건물 등 을씨년스런 상황을 실시간으로 전했다.

◇ 슈퍼돔 대피 = 7만7천석을 갖춘 슈퍼돔에 대피한 주민들은 담요 등을 덮고 근심속에 잠을 잤으나 카트리나 상륙 한 시간여전 전기가 끊겨 칠흑같은 어둠에 휩싸이자 공포에 떨었다.

비상 발전 시설을 사용하고는 있으나 에어컨이 끊기고 조명도 부족한 상태이다.

주민들은 전날 낮 개방된 슈퍼돔에 들어가 화장실도 사용하고 음식물도 공급받는 것으로 위안을 삼고 있으나, 이들중 6백여명은 의료 지원을 받아야 할 상황이다.

◇ 석유 오염 피해 우려 = 미시시피강과 폰차트레인 호수로 둘러싸인 뉴올리안즈주민들은 미시시피강 범람으로 둑이 무너질 경우 해수면 보다 3m 이상 낮은 이 지역이 물에 잠기고 특히 정유시설의 석유와 유해 화학물 때문에 '독극물 호수'로 변할지도 모른다는 우려하고 있다.

폭우가 절정에 이르면 배수 펌프 시설도 작동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시측은 미군 공병단의 지원을 받아 펌프 시스템이 멈추지 않도록 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 핵발전소 폐쇄 = 워싱턴에 본부를 둔 핵규제위원회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 뉴올리안즈 서쪽 32km 지점에 위치한 워터포드 핵발전소를 폐쇄했다.

◇ 유가 급등 = 카트리나로 석유 생산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우려됨에 따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 중질유(WTI) 가격이 이날 오전 10 시 9분 현재 지난 주말에 비해 배럴당 2.67 달러(4.0%) 오른 68.80 달러에서 거래가 이뤄졌다.

멕시코만은 미국의 원유 및 천연가스의 약 4분의 1이 생산되는 곳으로,카트리나가 이 일대 시설에 큰 피해를 입힐 경우 국제유가의 급등 및 주가 하락과 함께 세계경제 전반에 타격을 입힐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뉴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