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자동차 勞組 파업, 누가 웃고 우나

현대자동차에 이어 기아자동차 노조도 부분 파업에 돌입했다. 기아차 노조의 파업은 1991년 이후 15년 연속 이어지고 있다. 국가 경제의 효자인 자동차 산업이 생산 차질로 내수와 수출 주문을 제대로 지키기 어려운 형편에 놓여 있다.

나라 경제에 미치는 자동차 산업의 비중이 큰 탓에 자칫 연쇄 파업으로 이어지지는 않을까 우려하는 이가 적잖다. 파업의 이유는 임금 인상 폭 때문이다. 적지 않은 인상을 요구하는 노조와 원자재값 상승 및 연구개발비 재투자 등을 이유로 난색을 표하는 회사의 상반된 입장이 절충되지 않고 있다.

모두 이유 있는 주장이다. 그러나 자동차 노사가 파업으로 다투는 사이 우리보다 앞선 제품으로 세계 시장을 장악한 외국 자동차 회사는 틈새를 노리며 웃고 있다.

현대자동차가 25일 간 파업을 벌인 2년 전, 수입 차의 국내 시장 점유율이 급증했다. 신차 출시와 판매망 확충으로 추석을 노리는 외제차 업계는 다시 호기를 맞게 됐다. 기아차의 경우 수출 주문 적체 대수가 5만 대에 내수 주문도 밀리고 있지만 생산 차질이 불가피하다. 당연히 중소 협력 업체도 손실을 피할 수 없게 된다.

파업은 법적 정당성을 갖고 있다. 최근 이어진 각종 비리를 이유로 기아차 노조가 파업할 자격이 있느냐를 따질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러나 15년 연속 파업을 벌인 대가가 어떤 결과를 낳게 될는지는 모두 고민할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파업으로 인한 손실이 결국 노조원 자신은 물론 나라 전체에 피해를 안겨 주게 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게다가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노조의 파업에서 봤듯이 지금은 대부분의 국민들이 파업을 곱지 않은 눈으로 바라보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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