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추석극장가 한국영화 3파전

오는 9월 8일 추석 시즌을 겨냥한 3편의 한국영화가 동시 개봉돼 정면승부를 펼친다. 내놓을 만한 할리우드 영화가 없는 추석 극장가를 저마다 싹쓸이하겠다는 각오다. 흥미로운 것은 이들 3편의 영화가 각각 장르를 달리하고 있다는 점. 과연 팬들은 어느 영화의 손을 들어줄지 관심거리다.

정면승부를 펼칠 세 편의 영화는 한류의 한복판에 서 있는 배용준이 출연해 화제를 모으고 있는 멜로 영화 '외출', 이명세 감독이 '인정사정 볼 것 없다'에 이어 7년 만에 메가폰을 잡아 기대를 모으고 있는 사극 액션 누아르 '형사 Duelist', 500만 관객을 동원했던 전작 '가문의 영광'의 흥행 몰이를 이어가겠다는 코미디물 '가문의 위기' 등이다.

가장 먼저 세몰이에 나선 것은 배용준이 주연을 맡아 아시아 영화팬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영화 '외출'. 교통사고로 각자 배우자들의 불륜 사실을 알게 된 인수(배용준 분)와 서영(손예진 분)이 시간이 흐르면서 서로에게 이끌리는 과정을 섬세한 터치로 그려냈다. 배용준이 출연, 촬영기간 내내 몰려드는 팬들을 주체하지 못했던 이 영화에 대해 실제 개봉시 팬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관심거리다. '8월의 크리스마스' '봄날은 간다' 등 멜로 영화로 역량을 보였던 허진호 감독의 작품이다.

실제로 영화의 주 촬영지인 삼척에는 일본을 비롯한 동남아 관광객이 폭주하고 있고, 일본 대만 홍콩 등 아시아 7개 국에서 9월 내 순차적으로 개봉할 예정이다.

'형사 Duelist'(프로덕션 M·웰메이드 엔터테인먼트 제작)는 사극 액션 누아르라는 새로운 장르를 표방하고 있다.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여형사와 신비로운 자객 '슬픈눈'의 대결과 사랑이 줄거리다. 신세대 스타인 하지원·강동원이 출연한 이 영화는 두 배우의 우아한 칼놀림이 담긴 예고 동영상만으로도 팬들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제작비도 80억 원을 넘겨 블록버스터 영화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다. 이 영화는 도망자와 추적자의 이야기를 그린다는 점에서 이명세 감독의 전작 '인정사정 볼 것 없다'를 연상시킨다.

'가문의 위기'(태원엔터테인먼트 제작)는 지난 2002년 500만 명의 관객을 끌어모은 '가문의 영광'의 속편이다. 신현준·김원희 등이 출연한다. '가문의 영광' 후속으로 출발했으나 이 작품을 뛰어 넘겠다며 제목을 '가문의 위기'(감독 정용기)로 바꿨다. 이번 추석 극장가의 유일한 한국 코믹물이기도 하다. 공직자 며느리 맞기 작전에 들어간 조폭 가문에 난데없이 강력계 검사 며느리가 등장하며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담았다.

'가문의 위기'는 추석시즌 500여 개 스크린을 확보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이 경우 452개 스크린으로 시작해 최고 513개 스크린을 확보하는 기록을 세운 국내 최고 흥행작 '태극기 휘날리며'의 기록을 깨는 것. 전편을 패러디한 장면들이 인상적이며, 전편 주인공인 정준호가 카메오로 출연해 웃음을 선사한다.

이들 세 작품은 장르도 서로 다르거니와 노리는 관객층에서도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멜로물 '외출'은 어쨌든 불륜이 소재인 만큼 18세 관람가를 받아두고 성인 관객들의 눈시울을 적실 준비를 하고 있다.

반면 '형사 Duelist'는 15세 관람가로 하지원·강동원 팬을 위주로 하는 10대 후반과 20대 초반의 젊은 팬들을 겨냥하고 있다. 코믹물 '가문의 위기'는 당초 가족 관객동원을 목표로 12세 관람가를 노렸으나 결국 15세 관람가를 받았다.

정창룡기자 jc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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