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는 날이 장날이랬다. 이왕이면 봉평장날(2일, 7일)에 가면 볼거리가 더 많다. 장이 서는 날이면 서울에서 일부러 시골장 구경을 오는 사람들도 많다.
봉평장엔 허생원이 당나귀에 짐을 싣고와 팔던 당시의 드팀전(옷감 등을 팔던 가게)은 없어졌다. 하지만 60여 년의 세월에도 곳곳에 소설 속 무대가 남아 있다. 장터의 주막 충주집은 집터임을 알리는 안내표석만 남아 있다. 정작 충주집은 장터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가산공원 안에 복원되어 있다.
효석문화마을 입구 남안교 옆에는 섶다리가 놓여 있다. 이 섶다리를 지나 물에 잠길 듯 놓여있는 징검다리를 껑충껑충 건너는 것도 봉평 여행길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재미다. 섶다리를 지나면 물레방앗간. 이곳을 지나 산중턱으로 난 오솔길을 오르면 이효석문학관이다. 이효석의 생애와 문학세계를 볼 수 있는 문학전시실과 다양한 문학체험을 할 수 있는 문학교실, 학예연구실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문학관을 내려와 700여m를 더 가면 이효석 생가터에 이른다. 길 양쪽 곳곳에도 메밀밭이 널려 있다. 현재 생가에는 이효석의 후손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살고 있다. 지붕도 초가에서 기와로 바뀌고 구조도 현대식으로 달라졌다. 그래도 한쪽 벽면엔 이효석과 관련된 신문기사를 붙여둬 가산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 생가 옆에는 집주인이 황토집을 짓고 전통차와 메밀관련 음식을 판다.
이효석 생가터를 나와 오른쪽으로 길머리를 잡으면 평창무이예술관에 이른다. 폐교를 활용한 예술관으로 도자기, 서예, 조각, 서양화가들의 작업실과 전시실이 있다. 야외조각과 메밀꽃 그림 등을 감상할 수 있다. 도자기를 직접 만들어보는 도자기 체험과 서예작품도 전시해두고 있다.
메밀꽃과는 딴판인 꽃밭이 인근에 있다. 흥정계곡을 따라 승용차로 10여분 들어가면 허브나라가 있다. 100여 종의 허브를 키우는 농원으로 허브를 이용한 다양한 음식과 차를 맛볼 수 있다. 허브정원, 어린이 정원, 향기정원 등 7가지 테마로 이루어진 농원을 돌아보면 마치 동화 속의 주인공이 된 듯한 착각이 인다. 갖가지 꽃색깔과 향기에 어지러울 정도다.
우리 고유의 꽃과 나무로만 조성된 한국자생식물원도 가깝다. 1000여 종의 식물을 갖추고 4월초에서 10월말까지 개장한다. 야생화를 감상하기 가장 좋은 때는 5월말에서 6월초, 9월말에서 10월초다. 평창무이예술관(033-335-6700), 허브나라(033-335-2902), 한국자생식물원(033-332-7069).
▶찾아가는 길=대구에서 중앙고속도로를 타고 만종분기점에서 영동고속도로로 진입→장평IC에서 내려 봉평방향 6번국도 이용.
글·박운석기자 stoneax@imaeil.com
사진·박노익기자 noik@imaeil.com
사진: 1. 흥정계곡 상류에 있는 허브나라. 연인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2. 이효석생가터 3.이효석문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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