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시 평산동 폐코발트 광산 주변 대원골에서 실시한 한국전쟁 민간인 학살사건 2차 발굴에서도 유골과 무기류들이 다수 수습돼 유족들이 주장하는 대로 이 일대가 한국전쟁 최대의 민간인 학살 사건 현장으로 기록될지 주목된다.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피학살자 경산유족회(공동회장 이태준·이동칠) 영남대 문화인류학과 발굴단은 "지난달 16일부터 31일까지 폐코발트 광산 제2수평굴에서 300m 정도 떨어진 백자산 대원골 2차 발굴에서 60∼100명분의 유골과 M1, 칼빈 소총 탄두 및 탄피, 권총 탄환 50여 점 등을 수습했다"고 1일 밝혔다.
유골은 지난 2000년 1월 폐코발트 광산 갱도 속에서 수백 점이 발견(본지 2000년 1월 14일자 보도)된 뒤 2003년 4월 대원골 1차 발굴조사에서도 수백 점의 유골이 발굴됐었다.
2차 발굴조사를 한 영남대 노용석 교수는 "학살된 20∼30명의 유골로 보이는 두개골과 대퇴부 등이 반경 2, 3m내에 한꺼번에 집단적으로 발견됐고, 두개골이 한 방향으로 묻혀 있다"며 "과거 기록이나 당시 목격자의 증언, 유골 발굴 현장 등을 종합하면 이 일대에서 대규모 학살이 이루어 졌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폐광산의 갱도뿐만 아니라 주변 백자산 계곡 일대에서 수많은 민간인이 학살됐다는 주장이 신빙성을 얻고 있다. 발굴단은 유골이 계속 나옴에 따라 발굴기간을 9월 말까지 연장키로 했다.
경산시민단체 장명수 피학살자대책위원장은 "가장 많은 유골이 묻혔을 것으로 추정되는 코발트광산 수직굴에 대한 발굴은 비용과 안전문제 등의 이유로 진전이 없다"며 "공권력이 저지른 사건에 대한 발굴을 민간기업과 유족들에게만 맡기지 말고 정부차원의 조사와 명예회복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산·김진만기자 factk@imaeil.com
사진: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피학살자 경산유족회 관계자들이 폐코발트 광산 주변 대원골에서 무더기로 발굴된 유골, 무기류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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