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은행 고객들 차분한 분위기 "시장 반응 더 지켜보자"

정부의 8·31 부동산종합대책이 발표된 31일 부동산에 투자해 온 은행의 고객들은 비교적 차분한 반응을 보였다. 31일 대구은행과 신한은행 대구지점 등 은행들 프라이빗 뱅킹(PB:Private Banking) 담당자에 따르면 당초 이날 상담량이 크게 늘 것으로 예상했으나 실제로는 평상시와 큰 차이가 없었다.

또 보유세 중과조치에 따라 다보유 주택을 매물로 쏟아낼 것으로 짐작했으나 고객들은 두고보자는 분위기였다는 것. 10억 원 이상의 현금 자산을 보유한 부자 고객들은 보유세가 중과되더라도 감당할 여력을 지녀 부동산 투자에서 물러나지 않으리라는 반응이 많았다. 50대 중반 이상의 다주택 보유자들은 지금까지 주로 부동산에 투자해 부를 일궈왔으며 부동산에 투자한 자금은 부동산에 재투자하는 경향을 보여왔기 때문에 8·31 대책에 대해 즉각적인 반응을 자제하고 있다는 게 은행 관계자들 말이다.

은행 직원들은 부동산종합대책이 발표되기 전부터 부동산 전문가들과 만나왔으며, 부동산 2주택 이상 소유자들 중 현금 자산이 많지 않고 30~40평형대의 아파트에 사는 이들에게는 자산가치가 높지 않은 주택부터 처분하자는 쪽으로 의견을 정리했지만 호응이 없었다는 것.

또 매각한 부동산 대금은 머니마켓펀드(MMF) 등 단기성 자금으로 묻어둘 가능성이 있으며 정부 의도대로 주식시장으로 유입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은행 대출을 통해 미성년 자녀 명의로 2주택 이상을 소유하게 된 이들은 내년 7월 이전까지 집을 팔 수 있을지, 은행 대출은 언제까지 갚아야 하는지 등을 물으며 걱정스런 반응을 보였다.

안병구 대구은행 본점 VIP클럽 실장은 "한달여 전부터 정부의 부동산종합정책 방향에 대해 상담해오는 이들이 많았고 정책 방향이 어느 정도 알려진 상황이어서 그런지 이 날 문의가 생각만큼 많지는 않았다"며 "앞으로 일주일이나 한 달 정도 지나 시장의 반응이 나타나봐야 고객들이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석기자 jise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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