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어떻게 봅니까> 소 취하때 변호사 선임료 환불

"절반이라도…"- "못 돌려준다"

소송을 하다가 중도에 취하했다면 이미 지불한 변호사 선임료는 어떻게 될까.

상주에 사는 이모(47)씨는 지난 4월 대구의 이모 변호사에게 선임료 400만 원과 송달료 40만 원 등 440만 원을 지불한 후 대구 남구 봉덕동 모 재건축조합을 상대로 소유권이전말소 소송을 제기했다.

이씨는 시일이 지나면서 정황상 승소 가능성이 희박할 뿐더러 소송을 하면 보상 과정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고 판단해 지난 7월 소를 취하했다. 이후 이씨는 변호사가 소장을 제출한 것 이외는 별로 한 일이 없다고 생각해 지불한 선임료 가운데 절반만이라도 돌려줄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이 변호사 측은 변호사 사무실에서 소송이 진행됐기 때문에 돈을 돌려줄 수 없다는 답변을 했다. 약정서에 의뢰인 사정으로 소를 취하하면 수임료를 돌려받지 못한다고 규정돼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이에 이씨는 불합리한 처사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런 분쟁에 대해 현재 명백한 규정은 없다. 이전에는 '착수금을 돌려주지 않는다'는 규정이 있었으나 변호사 보수에 관한 규칙이 없어지면서 이 조항도 사라져버려 의뢰인과 변호사 간 원만한 합의 외에는 방법이 없다.

다만 대구변호사회는 민원인이 수임료 문제에 대해 진정할 경우 집행부가 조사를 벌여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중재·조정을 해준다. 여의치 않을 경우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진상 조사를 할 수도 있다.

대구변호사회 관계자는 "실제 소송이 진행되면 상대방이 부담을 느껴 합의를 하고 소송이 취하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법률전문가의 도움을 받았기 때문"이라며 "이런 때 과연 변호사 비용을 돌려줘야 하는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소송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은 상태에서 소가 취하됐을 때 변호사 선임비용을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에 대해선 변호사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한편 이 변호사는 "당사자로부터 직접 돈을 돌려달라는 요구를 듣지는 못했지만 원만하게 처리하도록 사무장에게 지시하겠다"고 밝혔다.

최정암기자 jeonga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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