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에서는 담배상표에 '마일드(Mild)나 라이트(Light)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순한 담배라는 느낌을 주는 이런 표현은 흡연자들에게 자신이 피우는 담배가 덜 해롭다는 잘못된 인식을 심어줘 금연을 어렵게 한다.
순한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보통 담배를 피우는 것보다 암이나 질병 발생이 줄어들 것으로 생각하지만 연구 결과 순한 담배를 피우더라도 암 발생위험이 보통 담배보다 줄어들지 않는다.
'순한 담배가 건강에 덜 해롭다'는 말의 허구를 밝히기 위해서는 담배의 중독성을 고려해야 한다. 담배를 처음 시작하는 것은 '호기심'이나 '어른스러움' 같은 단순한 유혹 때문이다.
그러나 일정 기간 흡연 후에 흡연을 유지시키는 것은 담배 속의 중독성 성분인 니코틴 때문이다. 중독 때문에 흡연자가 주기적으로 담배를 피워야 마음이 편하고 중독이 심한 사람은 잠자는 동안 니코틴 부족으로 인한 금단 현상으로 아침 일찍 흡연하게 되는 것이다.
담배를 피우면 스트레스가 풀리는 것 같은 느낌도 니코틴 부족현상이 해결되는 느낌이다. 니코틴이나 타르를 줄인 마일드나 라이트 담배는 흡연자가 일정한 양의 니코틴을 흡입하기 위해 담배 흡연량을 늘리는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에 위험이 줄어들지 않는 것이다.
하루 20개비의 담배를 피우던 사람이 5개비로 흡연량을 줄이면 피해가 4분의 1로 줄어들까? 연구 결과 정답은 아니라는 것이다. 5개비로 줄인 사람은 일정량의 니코틴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담배를 더 깊이 많이 들이마시고, 체내 흡수가 3배 높아진다고 한다. 5개비로 줄이더라도 15개비(5X3배)의 흡연 효과가 있기 때문에 피해는 15/20(75%)으로 25%밖에 줄어들지 않는다고 한다.
순한 담배의 허구성을 보여주는 비유가 있다. '5t 트럭(보통 담배)과 1t 트럭(순한 담배)으로 인한 교통사고(암 발생) 환자는 누가 더 고생할까?' 정답은 같다는 것이다. 단지 순한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암이 덜 생길 것이라고 오해할 뿐이다.
금연정책의 필수적인 요소는 담배갑과 허용되는 광고에 강력한 건강경고문을 게재하는 것이다. 효과적인 건강경고문은 흡연자에 대한 위험을 일깨워준다.
순한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을 조사한 결과 순한 담배가 위험을 줄이지 못한다면 30%가 금연하겠다고 했다. 이름이나 제품에 오해를 줄 수 있는 '순한 담배' 표현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계명대 동산의료원 가정의학과 김대현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정진호의 매일내일(每日來日)] 3·1절에 돌아보는 극우 기독교 출현 연대기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김세환 "아들 잘 부탁"…선관위, 면접위원까지 교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