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폭발사고>가족 피해자 많았다

피해자 중에는 부부, 모녀, 부자, 자매 등 가족이 많았다.

먼저 보상책임을 져야 할 목욕탕 주인 정명식(55)씨 부부가 모두 숨졌다. 이때문에 화재발생 및 건물상황과 관련, 사고대책본부 관계자들의 애를 태우고 있다.

이날 오후 2시쯤 시어머니(50), 딸(3)과 함께 목욕탕을 찾은 서영주(32·여)씨는 보일러 폭발 때 가족들과 2층 여탕에서 마무리 샤워를 하고 있던 중이었다. '쾅'하는 폭발음과 함께 불길이 치솟고 시커먼 연기가 여탕 실내를 뒤엎자 서씨는 딸을 안고 시어머니와 함께 계단 쪽으로 대피했다. 1층에서 올라온 불길이 계단을 막고 있어 탈출이 불가능하자 서씨는 박살난 창문을 통해 주민들이 마련해준 사다리로 먼저 시어머니를 내려보냈다. 이어 주민들이 집에서 가지고 나온 이불을 탱탱하게 잡아당겨 주는 바람에 밑으로 내려보낸 딸이 무사히 땅에 닿았고 서씨도 약간의 부상을 당하긴 했지만 가까스로 사지를 벗어났다. 서씨는 "이웃의 도움이 없었다면 정말 어떻게 됐을지 생각만해도 아찔하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경북대병원에서 치료중인 김태곤(52).종화(23)씨는 부자지간. 종화씨는 폭발 당시 헬스장에서 운동을 하고 있었으며 엘리베이터 파편에 이마가 찢어진 여성 회원을 업고 3층까지 내려와 탈출시키는 등 일촉즉발의 순간에도 구조활동에 몸을 던졌다. 종화씨는 "폭발과 함께 엘리베이터를 통해 올라온 연기가 헬스장에 가득했고 순간 아수라장이 됐다"며 "피를 흘리고 있던 회원을 엎고 계단으로 내려왔고 당시 헬스장에는 7, 8명의 회원이 운동을 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3층 목욕탕에서 탈출에 성공한 아버지 김씨는 허리가 부러진 것(요추골절)도 모른 채 자신의 승용차를 이용해 아들이 업고 내린 여성회원을 병원까지 옮기고 수술에 들어갔다.

안정자(37).정숙(42)씨 자매 중 정숙씨는 통원치료를 받기 위해 퇴원했고 정자씨는 경북대병원에 입원중이다. 서상현기자 ssa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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