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대구 도심에서 발생한 목욕탕건물 폭발사고의 원인은 지하 기름탱크(1만ℓ)에서 생긴 유증기에 원인이나 출처가 밝혀지지 않은 화기(火氣)가 접촉하면서 생긴 것으로 밝혀졌다.
사건을 수사 중인 대구 수성경찰서는 4일 감식결과 브리핑을 통해 "기름탱크 주위에서 생긴 유증기가 지하 공간에 쌓여있다 불꽃 등과 접촉하면서 폭발한 것으로추정된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가장 큰 폭발이 일어난 폭발의 중심(폭심)은 유증기가 가장 많이 쌓여 있었을 가능성이 높은 기름탱크실이며, 사고 발생 직후 폭발 지점으로 알려졌던보일러실은 감식결과 폭발지점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이어 "기름탱크가 터지는 등 큰 훼손이 없는 것으로 미뤄 폭발은 탱크 내부의물리적 원인으로 폭발한 것이 아니라 탱크 외부에 고여있던 유증기에 화기와 같은화학적인 원인이 더해지면서 이뤄졌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대용량의 기름탱크 내부에서 생긴 유증기를 외부로 배출하는 장치에 틈새 등 결함이 생겨 유증기가 건물 외부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건물 안에 쌓였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당시 폭발 규모를 볼 때 상당시간 계속해 유출된 유증기가 지하층 전체에 가득했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합동 감식결과 탱크 내부에서 생긴 유증기를 건물 밖으로 빼내는 배출장치 배관에 수㎝간격의 틈새가 있었고 땜질을 한 흔적까지 발견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경찰은 기름탱크에서 보일러로 기름을 보내는 배관에서 생긴 결함으로새어나온 경유가 기화해 유증기가 생성됐을 가능성도 함께 조사하고 있다.
폭발의 원인이 대부분 밝혀짐에 따라 경찰은 폭발의 계기가 된 화기의 시작점( 점화원)을 찾는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점화원을 찾기 위해 경찰은 기름탱크실 바닥에 대한 정밀 발굴작업을 벌이기로했으며, 현장에 남아 있던 보일러용 기름 일부를 채취.분석하고 경유 공급업체 등을상대로 유증기 발생 규모 등을 조사하기로 했다.
또 경찰은 사고 현장에서 사용된 보일러용 기름이 정상 기름보다 강한 폭발이일어나거나, 기화(氣化)가 쉬운 저질 기름 또는 벙커C유와 같이 보일러의 성능에 적합하지 않은 연료를 사용했을 것에 대해서도 알아보고 있다.
이와 함께 유류탱크실을 제외한 다른 곳에서 전기 등의 문제로 폭발이 이뤄졌을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반면 4일 감식결과 지하층 다방으로 연결된 가스배관 등 가스장치와 지하층 전기시설 등에서는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음에 따라 이 시설들은 폭발과 거의 관련없는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감식에는 경찰과 국과수를 비롯해 보일러협회, 전기, 가스공사등이 합동으로 참여했으며, 사고 현장 지하층 벽면과 출입문의 붕괴 방향과 기름탱크 주변의 폭발흔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폭발 원인을 추정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오는 5일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등과 함께 사망 피해자 유류품에 라이터등 화기 제공 장치가 있는지 등에 대한 2차 정밀감식을 실시하기로 했다.
대구 수성구청은 이번 사고로 인한 인적 피해는 사망 5명 부상 50명으로, 재산피해는 주변 건물 6채(철거 예정으로 사용안한 건물 제외)와 사고 당시 현장 주변에주차돼 있었거나 운행 중이던 차량 20여대가 일부 또는 전부 파손된 것으로 최종 집계됐다고 이날 밝혔다.
한편 사고가 난 건물은 오는 10월께 소방 안전점검을 받을 예정이었던 것으로확인돼 소방 점검이 조금만 빨리 이뤄졌다면 사고를 막을 수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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