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미국 언론과 국민은 자국내의 일이나 정책에 대해 세계가 어떻게 보는지 별로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미 언론에서 세계의 반응 기사를 찾아보는 것은 쉽지않은 일이다.
그러나 워싱턴 포스트는 지난 1년 사이 2차례 세계 각국에 파견된 자사 특파원들을 동원, 세계 여론의 반응을 보도한 일이 있다.
한번은 세계의 반미조류가 고조됐을 때이고, 또 한번은 4일(현지시간) 허리케인카트리나 재앙에 대해 세계의 반응을 전하면서 "아르헨티나에서 짐바브웨에 이르기까지, 미국의 힘에 대한 고정관념이 흔들리면서 거의 초자연적인 힘과 부를 가진 것처럼 보인 미국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묻고 있다"고 전했다.
단순히 인명피해가 많다는 점 보다는 각 나라 신문 1면에 실린 사망자와 공허한눈의 생존자 사진에 보이는 사람들이 거의 하나같이 가난한 흑인이라는 점 때문이다.
뉴올리언스 사진과 화면을 본 사람들은 아이티, 바그다드, 수단, 방글라데시, 스리랑카를 떠올리지 미국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래서 "제3세계 미국"이라고 영국 런던에서 발행되는 '데일리 메일'은 3일자신문제목을 뽑았다.
워싱턴 포스트는 카트리나 재앙에 대한 국제사회의 반응이 충격, 동정에서 점점부시 행정부의 대응에 대한 비판으로 변하고 있다며 비판은 "'무능력'이라면 가장나은 편이고, 가장 심한 경우는 '인종차별주의'를 지적한다"고 전했다.
신문은 세계의 동정, 지원과 관련, "북한 관리들이 당시 평양을 방문중이던 짐리치 미 하원 아태소위원장과 톰 랜토스 의원에게 각별히 신경써서 위로를 표했다고두 의원은 베이징(北京)에서 밝혔다"고 전했다.
신문은 쿠바, 베네수엘라 등 미국과 사이가 나쁜 나라들의 지원 제의 내용과 함께 "역할 반전의 경우로" 엘 살바도르가 치안유지를 위한 병력 파견을 제의하고 보스니아, 코소보, 벨라루스에서도 지원 제의가 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상당수 세계 반응은 그렇지 않아도 이라크전 때문에 세계여론의 평이 나쁜 조지 부시 미 대통령에 대해 매우 비판적이라고 신문은 전하고 "런던의 인디펜던트는 '어떻게 2천500만 인구의 이라크는 3주만에 접수하면서 운동경기장에 있던 자국 민 2만5천명은 구하지 못할 수 있는가'라고 물었고, 프랑스의 리베라시옹은 1면에 무릎을 꿇은 채 절망의 절규를 하고 있는 젊은 여성의 사진을 싣고 '잊혀진 자의분노'라고 제목을 달았다"고 소개했다.
역시 프랑스의 르 피가로는 동남아 쓰나미 때는 그렇게 신속하게 현장에 출동했던 미군이 이번엔 어떻게 "자국 영토내에선 그렇게 하지 못했는가" 의문을 제기했다고 워싱턴 포스트는 전했다.
이스라엘에서 시청률이 가장 높은 한 TV 뉴스 프로그램 앵커는 부시 행정부가인명 구조보다는 휘발유 공급 확보에 더 우선순위를 뒀었다는 취지의 말을 했고, 중국의 웹사이트에선 최근 홍수와 지진 때 중국군 수십만명이 구조.구호에 투입된 데비해 "초강대국 미국은 수천명만 보냈다"고 비교하기도 했다고 워싱턴 포스트는 소개했다.
신문은 이와 함께 교토의정서 반대를 비롯한 부시 행정부의 환경 정책과 미국사회의 폭력문화 등에 대한 비판도 전하고 "뉴올리언스 참사에 대한 세계 여론의 저변엔 기회의 땅이라는 미국이 유색인종에겐 별로 그렇지 않다는 인종주의 문제제기가 깔려 있다"고 분석했다.
우간다, 탄자니아, 케냐 등 동아프리카 국가들에서 "피폐한 흑인들이 주로 희생된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특히 크게 들리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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