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목욕탕 주인 지하실 3차례 들락날락

사고직전에…보일러에 불량기름 공급 가능성

지난 2일 발생한 수성구 목욕탕 폭발사고를 수사 중인 경찰은 사고 목욕탕의 보일러에 불량기름이 공급됐을 가능성에 주목, 기름 공급업체와 정유사를 대상으로 수사를 벌이고 있다.

또 현장 CCTV 분석 결과 목욕탕 주인 정모씨가 사고 직전 3차례나 지하실에 드나든 점을 밝혀내고 정씨가 점화원을 제공했는 지 여부에 대해서도 수사를 집중하고 있다. 경찰이 CCTV를 복원·분석한 결과 목욕탕 업주 정씨는 사고 당일 오후 2시48분부터 3시50분까지, 즉 사고 발생 10분 전까지 3차례나 지하실을 드나들었다는 것.

경찰은 6일 "이번 사고는 연료탱크 상단 유증 배출파이프 이음새 틈새와 연료탱크 상단 게이지 연결관의 마감이 처리되지 않은 부위로 인화성 유증이 누출돼 연료탱크 주변에 체류하다 알 수 없는 점화원에 착화돼 폭발이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중간감식 결과를 발표했다.

경찰은 또 사고 목욕탕에 보일러 연료를 공급한 부산의 ㅅ업체와 기름을 제조한 경남 김해의 한 정유업체를 압수 수색한 결과, 불량 기름이 사고 보일러에 공급됐을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수사결과 정유업체는 산업용 보일러 기름 정제유(1등급)와 벙커C유(2등급)를 제조·판매하는 곳으로, 벙커C유를 보일러에 넣을 경우 고장이 잦는 등 문제 소지가 있다는 것.

하지만 업체측은 폐유 등을 불법 제조·공급하지 않았다고 진술했으며, 보일러연료 공급업체측도 사고 당일 오후 3시쯤 7천ℓ의 정제유를 목욕탕에 공급했으나 다른 제품을 혼합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그러나 "폭발 규모로 볼 때 불량기름이 포함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며 "특히 사고 2개월 가량 전부터 구토가 날 정도로 심한 기름냄새가 났다는 지하1층 다방 업주의 진술을 확보했다"며 불량 기름이 사고의 주요 원인이 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최병고기자 c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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