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항공기가 5일 오전 화염에 휩싸인 채 인도네시아 제3의 도시인 수마트라섬 메단시(市) 인근 주택가에 추락, 승객과 추락지점 주민 등 149명이 숨졌다고 인도네시아 교통부가 밝혔다.
승객 112명과 승무원 5명이 탑승한 사고기에서는 18개월된 남아를 포함, 뒷좌석에 탔던 승객 17명이 살아남았다고 에디 소프얀 북수마트라주 대변인이 밝혔다. 하타 라자사 인도네시아 교통부 장관은 현지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승객 102명과 지상의 현지주민 47명 등 149명이 숨졌다고 말했다.
수색·구호 담당 관리 자이눌 카하르는 이 사고로 적어도 주택 20채가 불에 타고 5-6대의 미니버스를 포함해 10대의 차량이 불에 타거나 부서졌다고 전했다. 사망자 가운데는 대통령 주재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자카르타로 출장을 떠나려던 북수마트라주 주지사와 그의 전임자도 포함돼 있다고 관리들이 전했다. 또 아체주의 주지사 대리도 이 비행기에 탑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망자 중에는 중국인 2명과 일본인 어린이 1명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으나 한국인이 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저가 항공사인 만달라항공이 운항하는 보잉 737-200기는 이날 흐린 날씨 속에서 현지시간 오전 10시께 자카르타로 가려고 메단 폴로니아공항의 활주로를 이륙한 지 약 1분 만에 500m 상공에서 인구밀집 지역에 추락했다.
인도네시아 국영 안타라통신은 항공기가 미끄러지며 전선에 부딪혔다고 보도했으나 사고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목격자들은 항공기가 고도 100m 정도에 이르렀을 때 격렬하게 흔들리기 시작했으며 지상에 추락하기 전에 왼쪽으로 심하게 기울었다고 전했다.
기체의 구멍을 통해 기어서 탈출한 탑승객 로하디 시테푸는 살아남은 승객들이 모두 항공기 뒤쪽 좌석에 있던 사람들이라고 전했다. 시테푸는 병상에서 메트로 TV와 인터뷰에서 "여기저기 불이 났으며 모든 일이 몇 초만에 벌어졌다"고 말했다.
사고 몇 시간 후 폭우가 내려 화재로 인한 불길을 잡는데는 도움을 줬으나 비로인해 구조작업은 지체됐다. 경찰과 의료진, 지역 주민 수백 명이 희생자들을 병원으로 실어나르는데 동원됐다. 그러나 현장에서 불에 탄 시신을 옮기는 작업을 감독한 의사 샤흐리알 아나스는 짙은 연기와 충돌 현장을 보려고 몰린 구경꾼 수천 명 때문에 구조 작업이 지연됐다고 전했다.
메단공항은 북수마트라주 주도인 메단 시내 중심부 인구밀집 주거지에 둘러싸인시설로 지난해 말 쓰나미가 인근 아체주를 강타한 후 피해 복구를 위한 지원물품을 수송하는 주요 관문 역할을 해 왔다. 만달라항공은 자카르타에 본사를 둔 민간항공사로 지난 1969년 창설됐으며 군부가 운영을 맡고 있다.
이 항공사는 모두 15대의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으나 대부분 1970년대에 제작된 '고물'수준의 보잉 737-200기들로, 최근 몇 년 동안은 재정난에 허덕이면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저가항공사로 운영돼 왔다. 이번의 사고 항공기는 1981년 제작돼 5만 시간 이상 비행을 했으며 2016년 폐기될 예정이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지난 2월에도 저가 항공사인 라이언항공의 여객기가 자바섬에서 활주로 밖으로 미끄러지는 추락사고가 발생, 26명이 숨졌다. 인도네시아 최악의 항공 사고는 1997년 9월 가루다항공의 에어버스 A-300B4 기종이 메단 산악지역에서 추락해 탑승객 234명 전원이 숨진 사건이었다.
자카르타AP로이터신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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