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무산업단지 조성과 관련, 대구시가 관료적 관점을 벗어나 시장중심으로 사업추진 방향을 바꾼 것은 환영할 만하다. 민간투자는 자선사업이 아닌 이상 '이익'을 좇는 게 당연하다. 안그래도 각종 규제로 개발이 제한된 곳에 관료적 형식주의까지 덧칠해 놓고 민자 유치를 기대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였다.
그런데 아직 대구시가 구태를 완전히 벗어던지지는 못했다는 생각이 들어 안타깝다. 봉무단지 사업추진 방향이 바뀌면서 4, 5개 사업자가 관심을 표명하며 다소 활기를 띠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안심할 수 있는 단계는 물론 아니다.
다음달 중순쯤 사업자 모집공고를 내고, 올해 중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 내년부터 사업을 본격 추진하겠다는 것이 대구시의 스케줄이다. 과연 이렇게 될 수 있을까? 한 달간의 공고기간이 끝나면 11월 중순이고, 심사위원회를 구성해 사업자를 선정하는데도 한 달은 족히 걸릴 것이다. 이렇게 머뭇거리다 올해 내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는 게 전문가들 견해다.
봉무단지에 관심을 가진 사업자는 이곳말고도 다른 수많은 프로젝트를 검토하고 있을 것이다. 설령 현재의 스텝들이 봉무단지에 대해 호의적 평가를 내리더라도 연말연시를 맞아 인사가 단행되고, 새로운 임원이 등장하면 '제로베이스'에서 사업성이 재검토될 수도 있다. 주위환경이 우호적일 때 신속한 의사결정과 업무추진으로 '결론'을 내는 것이 제대로 일을 처리하는 방식이다.
또 내년(지방선거)과 2007년(대통령선거)은 선거의 해다. 선거는 각종 공공개발사업의 불확실성을 증대시키는 요인이 된다. 올해 맞은 호기를 놓칠 경우 봉무단지 개발이 몇 년 더 늦어질지도 모른다.
대구시가 진정 민간투자를 유치하려 한다면 '시 공무원'으로서가 아니라 '투자자' 입장에서 생각하고, 이에 맞춰 신속히 행동에 옮겨야만 성공할 수 있다. 대구시는 긴장감을 높여라. '대구'는 더이상 낭비할 시간을 갖고 있지 않다. 석민기자 sukmi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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