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차 거부한 택시를 어디다 신고하란 말입니까?"
박형준(55·중구 동인1가)씨는 7일 오후 1시쯤 달성네거리 횡단보도에서 택시를 잡으려다 승차거부를 당했다. 지체장애 3급으로 수동휠체어를 타고 있던 박씨의 고모(73)를 보고 택시기사가 그냥 떠나버렸던 것. 박씨는 때마침 뒤쪽에서 달려오던 택시를 잡아탔고, '대중교통 불편신고' 스티커에 나와있는 안내번호(053-254-5000)로 휴대폰을 이용해 전화를 걸었다.
'뚜뚜뚜, 뚜뚜뚜.'
박씨는 10여차례나 전화를 시도했지만 불편신고센터의 통화 중 신호음은 계속됐고, 박씨는 1시간 가량 통화를 시도했다. 그리고 결국 전화기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 대구시청 민원실로 전화를 걸었다.
"담당부서로 돌려드리겠습니다."
하지만 담당 부서를 알 수 없었던 박씨는 수차례 엉뚱한 부서 사람과 똑같은 이야기를 반복해야 했다. 민원실은 대중교통과로, 대중교통과는 택시 담당으로 연결했고 또 다른 어느 곳으로 전화를 연결했다가 끊어졌다. 참다못한 박씨는 대구시청을 찾아 갔다. 수위실에서는 '감사실로 가보라'고 했고, 감사실 담당은 "우리 부서에서 담당하는 업무소관이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박씨는 신고할 곳을 찾지 못했고 결국 오후 6시쯤 다시 한번 대중교통불편신고센터로 전화를 걸었다.
녹음된 멘트가 흘러나왔다. "안녕하십니까. 교통불편신고센터입니다. 저희 신고센터는 2005년 8월부터 업무시간이 바뀌어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합니다. 일과시간을 이용하시기 바랍니다."
박씨는 "250만 명의 대구시민 중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습니까. 그런데 불편신고센터에는 전화기가 하나 밖에 없나봅니다. 불편을 신고하라는 전화가 오히려 신고를 차단하고 있는 꼴 아닙니까."
서상현기자 ssa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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