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나비'가 몰고 온 폭우로 초토화된 울릉도 서·북면 주민들은 8일 복구작업에도 불구, 이틀째 칠흑같은 밤을 보냈다.울릉군 서면 남양리, 태하리 등은 일주도로의 유실과 산사태로 차량 통행이 끊겨 고립 상태다. 이 때문에 이 곳 920가구 1천700명의 주민은 냉장고 등 가전제품을 사용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전화 통신마저 불통이다.
한전은 이들 두 지역을 비롯, 주변지역 1천100여 가구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8일 오전 9시 헬기로 긴급 복구인력 8명을 투입했지만 주민들은 한시가 급한 상태다. 주민 안영학(59·서면 태하리)씨는 "오징어잡이 불황에다 3년째 태풍 피해를 입어 서면 주민들은 살 길이 막막하다"며 대책을 호소했다.
흙탕 물로 취수를 중단했던 울릉 저동 취수장은 8일 오후 들어 취수를 재개했으나 남양리와 태하리 지역은 도로 유실 때 송수관이 끊겨 주민들은 식수를 급수차에 의존하고 있다.
폭우로 광섬유가 침수되면서 통신 수단도 사흘째 차단됐다. 홍원표(65·서면 남양리)씨는 "평생 이곳에서 태어나 살면서 이 같은 비 피해로 하천이 범람하기는 처음"이라며 허탈해 했다.
이번 태풍으로 6일 밤과 7일 새벽 사이 섬 개항 이후 처음으로 500㎜ 넘는 '물 폭탄'이 쏟아지면서 서면 태하리 태하천과 남양·남서천 3곳의 제방이 범람해 주민 3명이 실종상태다.
울릉군은 "피해조사가 진행되면 추가 인명피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울릉군은 이번에 1년 평균 강수량의 3분의1 수준인 466㎜의 비가 내렸으며 특히 서면지역은 572㎜의 폭우가 내렸다. 울릉지역의 통신 복구는 3~4일이 더 걸릴 전망이다.
울릉·허영국기자 huhyk@imaeil.com
사진: 태풍 나비로 주민들이 큰 고통을 받고 있는 남양마을에 대한 복구작업이 한창 진행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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