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美 , 언론 시신 촬영 금지 논란

재난관리청 조치에 '언론 검열' 비난 제기돼

미 재난관리청(FEMA)이 뉴올리언스 침수지역에서 시신의 언론 촬영을 금지한 데 대해 언론에 대한 검열이라는 비난이 제기되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FEMA는 6일 구명보트의 귀중한 공간을 구조 또는 시신 수거 노력을 위해 사용하겠으며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생명을 잃은 사람들의 모습이 보도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구조팀의 보트에 기자들이 타는 것을 거부했다. FEMA 대변인은 구조보트에 충분한 공간확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우리는 사망자들의 어떠한 모습도 언론이 보도하지 않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언론감시단체들은 FEMA의 이 같은 조치는 미 행정부가 지난해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이라크 전사자들의 관이 성조기에 싸여 귀국하는 장면을 언론이 촬영하지 못하도록 한 것과 같은 맥락으로 언론자유에 대한 침해라고 비난했다.

펜클럽 미국본부의 래리 심즈는 7일 "사망에 대한 주제로 보도하면서 주제와 관련된 이미지를 보여주지 않고 스토리를 전개해 나간다는 것은 나로서는 상상할 수 없다"고 성토했다.

심즈는 미국 TV는 세계 곳곳의 재난이나 전쟁을 보도하면서 현장 화면들을 많이 내보내는데 미국 당국이 국내외 언론의 사망 사진 촬영을 제한하는 것은 "국제적인 불평등"을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언론자유 기자위원회의 레베카 도어티는 "FEMA가 언론 보도가 그들의 입맛에 맞는지 염려하며 시간을 보낸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라며 "그림 없이는 재난을 실감있게 보도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컬럼비아대학 언론학과의 톰 로젠스틸은 익사 시체 회수 작업에서 언론을 배제한다는 FEMA의 정책은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그렇게 되면 기자들이 독자적으로 익사시체가 떠있는 현장에 찾아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로젠스틸은 "대체적으로 미국 TV들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품위를 지켰다. 미국TV는 세계 어느 나라의 TV보다 시체 방영을 자제해 왔다"면서 이 문제를 언론의 자체 판단에 맡겨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나 워싱턴 타임스 편집장을 거쳐 헤리티지 재단에서 언론문제를 담당하고 있는 마크 탭스콧은 FEMA의 이번 조치는 일반적인 예의를 거론한 것으로 언론검열이라 할 수 없다면서 "아침에 일어나 펼쳐든 신문에서 시신을 보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올리언스·워싱턴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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