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파도와 강풍을 동반한 태풍 '나비'가 강타한 포항과 영덕 등 경북 동해안 지역 바닷가 쪽 피해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6일 오후부터 태풍 나비 간접영향권에 접어들었던 경북 동해안 경우 태풍이 지나간 7일은 물론 8일 오전에도 성난 파도가 해안가를 덮쳤다. 동해안 어민들은 한결같이 "이번만큼 무서운 파도가 몰려오기는 처음 본다"고 할 정도로, 무서운 기세로 파도는 동해안 항포구를 융단 폭격했다.
영덕의 경우 경북도 지정항인 영덕읍 노물리항 방파제 100여m가 파도에 휩쓸려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노물리항은 지난해부터 경북도가 70여억 원을 투입, 공사를 하던 중이었다.
영덕은 또 강구면 금진리, 남정면 원척리 등 7개의 소규모 어항이 유실돼 수십억 원의 피해가 났고, 남정면 구계항에 정박중이던 어선 2척이 침몰하는 등 어선 5척이 침몰 또는 유실됐다.
어장 등 어민들의 직접 피해도 상상 이상일 것으로 예상된다. 강구항의 어민들은 "아직 바다에 나가보지는 않았지만 그토록 큰 파도가 수일 동안 바다를 뒤흔든 부작용으로 아마도 온전한 어장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영덕에는 해상가두리 3개소, 정치망 36건, 양식어장 119건이 있다.
울진의 경우 다른 곳에 비해 피해가 적지만 바다 양식업을 하는 어민들의 가슴앓이는 적잖다. 육상 피해는 눈으로 확인이 가능하지만 수면 아래 바다는 눈으로 보이질 않는데다 파도마저 높게 일어 당분간 접근 자체가 불가능하다.
우렁쉥이 양식업을 하는 박종만(55·울진군)씨는"태풍'매미'때도 관내 어망 어구 손실이 6건, 2억여 원의 손실이 발생했는데 이번 태풍은 그때보다 위력이 더 했다"면서"종묘를 붙여놓은 시설이 강한 바람과 높은 파도에 상당 부분 유실됐을 것"이라고 했다.
경주에서는 이번 태풍으로 소형 어선 3척이 모두 부서졌다. 또 축양장 2곳이 파손되면서 넙치 5만 마리가 폐사해 1억 원에 가까운 손실을 입었다.해상 피해는 이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 어민들은 "태풍은 동해상으로 완전히 빠져나갔으나 해상에는 아직도 4m가 넘는 파도가 몰아치고 있어 15㏊가 넘는 해상 가두리 양식장에는 접근조차 하지 못해 실태파악은 다음주 초에나 가능할 것"이라며 이때쯤이면 전체 피해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항 내로 밀려든 막대한 쓰레기도 큰 문제다. 어민들과 경주시는 파도가 잠잠해진다 하더라도 감포, 양남, 양북지역의 주요 항포구마다 워낙 많은 양의 육상쓰레기가 떠다니며 선박 출입항에 지장을 주고 조업정상화를 방해하고 있다.
포항 장기면 앞바다 1km 해상 인근에 밀집된 가두리 양식장 30곳에서는 그물 상당수가 찢어지고 그물 줄이 끊어졌으며 많은 바닷물이 유입되면서 가두리 안의 많은 우럭 등이 유출됐다.
어선 피해도 많아 6일 밤부터 7일 새벽까지 송라면과 장기면 등지에서 소형 어선 8척이 침수, 모두 1억2천여만 원의 복구액이 소요될 것으로 파악됐다. 송라면 어민 박모(62)씨는"추석을 앞두고 지출이 많은데 최소 수백만 원 이상의 보수 비용이 들게 돼 가계에 깊은 주름이 지고 있다"고 허탈해 했다.
영덕·최윤채기자
경주·박정출기자
울진·황이주기자
포항·박진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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