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美 쇄도하는 외국의 구호 제안 '선별 수용'

사상 최악의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엄청난 피해를 입은 미국이 전세계에서 쏟아지는 원조 제안에 당황하고 있다. 국무부는 95개국으로부터 약 10억달러에 이르는 피해 구호 제안을 받았다고 7일밝혔다. 여기에는 미국과 갈등 관계인 이란, 쿠바, 베네수엘라 같은 나라들도 있고, 세계 최빈국 중 하나인 방글라데시도 끼어 있다.

국무부는 이 가운데 ▲ 인도 현금 500만달러 ▲ 한국 현금과 구호품 3천만달러▲ 일본 현금 20만달러, 구호품 84만4천달러, 민간 기부금 150만달러 ▲ 독일 구호식량과 양수기, 법의학 전문가 등 4개국의 지원을 수락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국부무 구호접수 담당 관리인 해리 토머스 주니어는 "최악의 사태는 구호품을받아서 땅에 내버려둔 채 썩이는 것"이라며 일부 구호 제안들은 거절하지는 않았지만 필요한 상황이 될 때까지 유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미국이 경제제재를 중단한다면 2천만 배럴의 원유를 제공하겠다는 이란의 제안은 조건부이기 때문에 거절할 것이라고 국무부 관리는 말했다. 쿠바와 베네수엘라를비롯해 많은 나라들은 아직 미국으로부터 아무런 응답도 받지 못했다.

토머스는 세계 각국의 제안을 접수하는 과정에서 "최대의 과제는 관대한 제안이미국인의 필요에 맞는지 확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러시아는 긴급구호식량이 있는 상황에서 필요치 않은 헬리콥터의 지원을 제안했고, 쿠웨이트 등 몇 나라들은 원유를 제공하겠다고 했지만 정작 미국은원유보다 휘발유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토머스는 설명했다.

그렇지만 도와주겠다고 했다고 퇴짜를 맞은 꼴이 된 많은 나라들에서 일고 있는비판에 대해 토머스는 "우리는 모든 나라에 응답했고, 그들은 제안에 감사하며, 나중에 그 제안을 받아들일 수도 있다는 말을 들었다"며 "우리는 어느 나라에 대해서도 '노'라고 말하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지원수락국인 한국, 일본, 인도, 독일을 포함해 많은 나라들은 여전히워싱턴으로부터 어떻게 지원금과 구호물자를 제공할지 통지받지 못해 무작정 기다리고 있는 상태이다. 인도는 의약품과 식품 등 구호품을 가득 실은 비행기를 공항에 대기시키고 있지만 미국의 어디로 보낼지 몰라 기다리고 있다.

의사 1천500명을 파견하겠다고 제안한 쿠바의 피델 카스트로 대통령은 4일 밤파견 예정 의사들을 수도 아바나 컨퍼런스센터로 불러 구호임무의 중요성을 설명하는 등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국무부 숀 매코맥 대변인은 6일 카트리나 참사 후 1만2천명의 미국 의료진이 자원봉사를 자청하고 나서 의료 인력이 충분하기 때문에 쿠바 의사들을 필요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간접적으로 거절의사를 밝혔다. 한편 카트리나 참사 후 민간차원에서 7일 기준 최소 5억8천700만달러에 이르는사상 최대의 기부금이 답지했다고 자선단체들이 밝혔다.

이 같은 액수는 9.11 테러와 아시아 쓰나미 사태 이후 모인 기부금 액수를 크게상회하는 것이다. 2001년 9.11 테러 후에는 10일간 2억3천900만달러가 모였고, 아시아 쓰나미 후에는 처음 9일 동안 1억6천300만달러가 모였다. 또 미국의 기업들도 구호활동을 위해 현금과 구호품을 포함해 총 2천억달러를지원하기로 약속했다.

워싱턴AP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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