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순방길에 오른 노무현 대통령은 8일 '대연정' 제안과 관련, "한나라당 박근혜(朴槿惠) 대표가 연정 얘기만 안하면 돕는다고 했다"며 "같은 얘기를 계속할 수 있겠느냐. 당분간 나도 연정얘기를 안 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특별기 내에서 59회 생일을 맞아 기자들로부터 축하를 받는 자리에서 이같이 말하고 "언론에서 정국이 급랭할 것이라고 하던데 그럴 일 없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다만 "선거제도에 대한 여·야간 논쟁은 계속될 것으로 본다"며 "그 외 여야가 첨예하게 부닥칠 일은 별로 없을 것이란 게 내 느낌이고 아마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은 이와 관련, "대연정, 거국내각, 초당내각 제안을 당분간 반복해서 제기하지 않겠다는 의미"라며 "지역구도 극복을 위한 선거 제도 개편 및 연정 제기는 적절한 계기에 다시 하도록 열어 놓았다고 봐야한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김 대변인은 또 노 대통령이 소연정을 추진할 것이란 일각의 관측을 의식한 듯 "그렇다고 소연정으로 가는 것이 아니다"며 "상황을 좀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노 대통령은 멕시코로 가는 특별기 내에서 만 59세 생일상을 받는 '특별한' 생일잔치를 했다. 지난해 카자흐스탄 순방 때에 이은 2년 연속 '기내 생일'이다.
노 대통령은 청와대 출입기자단이 준비한 축하 꽃다발과 축하케이크를 받고 함박웃음을 지은 뒤 "대한민국은 큰 걱정거리가 2개 있다. 하나는 태풍이고 하나는 대통령"이라면서 "대통령이 비행기 타고 나가므로 열흘은 나라가 조용할 것이니 태풍만 막아라 했더니 '그말 맞다'고 하는 분위기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노 대통령은 총리와 행자부 차관에게도 "태풍은 반드시 막고 책임지라했다"고 전한 뒤 "앞으로 열흘동안 조용할 것이다. 이것이 이번 순방의 의미"라고 말했다. 좌중에 웃음이 터지자 노 대통령은 기자단을 향해 "가급적 큰 뉴스 만들지 않겠다. 동포간담회 조심하겠다. 여기서만 사고 안나면 되니까…"라고 '덕담'을 건네 또 한번 폭소를 자아냈다.동포간담회는 노 대통령이 뉴스를 쏟아낸다고 해서 청와대 출입기자단에선 '공포간담회'라고 불린다.
멕시코시티에서 최재왕기자 jw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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