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쑥대밭 된 울릉도 '災害지역' 지정을

태풍 '나비'의 직격탄을 맞은 울릉도에 어제 저녁부터 응급 복구로 끊겼던 전기 공급이 재개돼 칠흑 같은 어둠에서 간신히 벗어났다고 한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피해 복구에 나설 때다.

울릉도의 태풍 피해는 알려진 것만으로도 엄청나다. 6일 밤과 7일 새벽 사이 개항 이후 최대, 연간 강수량의 3분의 1이나 되는 500㎜ 폭우가 쏟아졌으니 작은 울릉도가 몽땅 물폭탄을 맞은 것과 같다. 세곳의 제방이 범람해 주민 3명이 실종됐고, 가옥 파괴와 침수, 도로 유실, 산사태와 교통 두절, 통신망 마비 등 생활 기반 자체가 붕괴됐다. 뿐만 아니라 상당수 주민들이 난에다 농'어업 등 생계 관련 피해도 심각해서 당장 먹고 살 길조차 막막한 처지에 놓였다.

울릉도는 2003년 태풍 '매미'와 지난해 태풍 '송다'에 이어 3년 연속 엄청난 태풍 피해를 입어 주민들의 재기 의지조차 꺾이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민관이 합심해서 어려운 상황을 이겨 나가도록 해야 할 것이다. 당국은 우선 주민들의 먹고 자는 문제와 육지와의 통신 수단 재개 등 기초 생활 불편을 긴급히 해결하기 바란다. 또 아이들이 하루 빨리 정상수업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울릉도가 당한 피해는 작은 섬을 뿌리째 흔들어 놓은 것과 같다. 피해 상황을 면밀히 파악해서 종합적인 장'단기 복구 대책을 세워 집행해 나가야 한다.

정부는 특별재해지역 선포를 검토하기 바란다. 태풍이 빠져나가는 길목인 울릉도는 언제든지 이 같은 대형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차제에 튼튼한 복구, 예방적 건설 사업이 이뤄져야 한다. 동해의 작은 섬에 정부와 국민의 각별한 관심과 애정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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