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 1-의성 옥사과와 의로운 쌀
'의성 옥(玉)사과'는 경북에서 가장 성공한 사과 브랜드로 통한다. 올해 매출 120억 원 돌파를 예상한다. 성공엔 공동 생산과 유통이 있었다. 의성 사과 생산량의 90%를 차지하는 점곡, 옥산, 사곡면 일대에는 3년 전만 해도 수십 종의 브랜드가 난립했었다. 26개 작목반별 품질이 모두 달라 소비자 혼란을 불렀다. 하지만 2년 전 의성 옥사과 브랜드 탄생 이후 모든 게 달라졌다. 군과 농협이 손을 잡았다. 군에서 브랜드 이름을 지었고 농협은 생산, 유통 통합을 담당했다.
군 등은 개별 유통부터 통합했다. 예전에는 개별 농가들이 일일이 유통상인을 찾아다녔지만 이젠 모든 물량을 농협 공동 선과장에서 처리해 고품질 정품만 시장에 내놓는다. 소비자 만족을 위해 6개, 9개, 3㎏, 5㎏, 10㎏, 15㎏ 등 맞춤 생산 체제도 마련했다.
의성 동부농협 권기창 조합장은 "이름 짓기에만 그쳤다면 성공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군과 농협의 관리 시스템을 더욱 체계화하고 있다"고 했다.
의성군은 70개가 넘는 쌀 브랜드도 통합 중이다. 군이 지난해 개발한 공동 브랜드, '義(의)로운 쌀' 역시 핵심은 공동생산, 공동유통이다. 의로운 쌀은 작목반별 계약 재배로만 생산해 품질 규격화를 실시한다. 첫 해인 올해 생산 면적은 1천㏊수준으로 저농약, 저비료의 친환경 쌀만 생산한다. 11월 첫 '작품'이 나온다. 군과 재배 농가들은 고품질의 완전미만 유통시켜 시중가보다 1천~3천 원 이상 비싸게 파는 대신 엄격한 심사 과정을 통해 정품 이외의 물량은 절대 시장에 내놓지 않기로 했다.
군의 김시영 식량축산과장은 "군 전체 쌀 재배면적의 반이 넘는 5천㏊까지 의로운 쌀 재배면적을 늘려 최종적으로는 단일 쌀 브랜드로 정착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 사례 2- 영천 별빛촌
영천시 과수원예과 윤광서 과장은 "지난해 시민들과 향우회, 지역 학생들을 대상으로 공모전을 실시하고 작목반, 개인별로 흩어진 브랜드를 통합했다"고 말했다.
별빛촌은 특허청에 생과일 채소류와 1차가공 농산물류, 곡류, 축산물, 특작물류, 주류, 쇼핑몰용 등 6개 류의 상표 출원을 마쳤다. 시는 브랜드 홍보를 위해 각종 자체 행사에다 행정정보박람회, 대구·경북식품박람회, 서울국제식품박람회, 울진세계농업엑스포 홍보관 설치 등 크고 작은 축제에 어김없이 참가하고 있다.
별빛촌 브랜드의 최대 강점은 엄격한 심사기준을 통한 고품질 규격화. 시는 별빛촌 관리안을 조례로 제정했고, 참여 농가들은 농업기술센터, 농산물품질관리원, 각 작목반 대표 등 10여 명의 심사위원들의 만장일치 심사를 통과해야만 별빛촌 로고를 부착할 수 있게끔 했다.별빛촌은 올 초 농림부로부터 지역 공동브랜드 육성 시범사업지 6개소 중 한 곳으로 지정받는 등 제2의 도약기를 맞고 있다.
# 사례 3-풍기 천제명 홍삼
영주시 풍기특산물영농조합법인이 만든 홍삼 브랜드로 개별 브랜드도 전국에서 '통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10년 전 인삼 농사를 짓는 농민 5명으로 출발 당시 주변에서 실패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박관식 사장은 최상의 농산물을 만들고도 실패하는 주변의 사례가 타산지석이었다고 했다. 고품질의 제품 생산은 물론 유통과 연구 3박자 모두를 갖추는 데 전력을 다했고, 이는 곧 성공을 낳았다. 경쟁품보다 비싸더라도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전력, 결코 헐값에 제품을 내놓지 않았다. 좋은 제품은 연구 개발에서 나온다는 인식 아래 지역 3개 대학과 협력, 신제품을 개발했다. 박 사장은 "최초라는 수식어가 항상 따라다닐 만큼 제품 개발에 전력했다"며 "인삼에서 항암 등 특정 성분만 분리, 그 효능을 극대화한 제품을 곧 내놓는다"고 했다.
시설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아 지난해에는 국내 홍삼제조회사 중에선 처음으로 G.M.P(무균)시설을 갖췄다. 모든 제품이 무균 시설을 거쳐 품질을 업그레이드시켰다.
유통도 직접 해 대형 유통점들과 만나 직거래를 텄고, 현재 전국에 유통망을 갖추고 있다. 법인은 올해 미국에 100만 달러, 베트남에 30만 달러의 제품을 수출했고 브랜드 출시 10년째인 올해 매출 100억 원을 돌파할 예정이다.
기획탐사팀 이종규·이상준기자 사회2부 김경돈·이희대·이채수·마경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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