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릴레이 이런 삶-정보통신부 석호익 실장

정보통신부 석호익 정책홍보관리실장(53)에게 정보통신기술 발전은 종교와도 같다. 인터뷰 서두에 그는 "현대사회의 진화에는 정보통신기술 발전이 가장 큰 영향을 끼쳤다"고 주저없이 말했다.

사회나 국가 또는 문명의 진화 동인에 대해 여러 학설이 많으나 그는 기술발전이 사회발전을 일으켰고 혁명수준으로 까지 끌어올렸다고 믿고 있다. 농업·산업 혁명을 지나 최근의 IT 혁명까지 모두 그 시대에 필요한 기술이 사회적 욕구를 충족했고 인류가 진화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주장이다.

그는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을 강조하면서 삼성전자와 휴대전화 '애니콜'의 관계를 들었다. 처음에 애니콜은 삼성이라는 간판을 달지 않고 그냥 애니콜로 세계시장에 도전했다. 이후 품질을 인정받자 삼성이 알려지기 시작했고 기업브랜드의 밸류도 덩달아 높아지게 됐다. 이를 보면서 그는 "기술만 뒷받침된다면 국가나 기업이 사는 것은 문제가 아니다. 앞선 기술력으로 블루오션(선도시장)에 먼저 도달할 때 세계적 경쟁력을 갖추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이런 신조는 우리 국민 특유의 단점도 장점으로 승화시킬 수 있다고 한다. '빨리빨리 문화'와 '개인화로 인한 개성중시 현상' 등은 다품종 소량생산을 해야하는 최근의 산업 분위기에 필수요건이라는 것. 이를 위해서는 선도 기술력 습득이 우선인데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을 토대로 핵무기를 만들어 고부가가치를 이끌어냈던 미국처럼 미래의 산업환경을 예측해 앞선 기술력을 완성시킬 때 그 주체는 세계의 리더가 될 수 있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지난 94년에는 정보통신부라는 이름을 짓기 위해 한동안 고민을 해야 했다. 이전에는 체신부로 불렸지만 정보통신의 비중이 커짐에 따라 정부 개편을 하게 됐고 실무책임자로서 이름짓기에 여간 고생하지 않았다. 그의 머리에는 '정통부'가 떠올랐으나 과거의 '중앙정보부'와 '정보'라는 명칭을 공유하게 된다는 이유로 협박성 방해를 받았다. 하지만 그는 중앙정보부가 다뤘던 것은 정보가 아니라 첩보이고, 공중성 있는 정보는 정통부에서 담당하는 것이라고 주장해 끝내 자신의 뜻을 관철시켰다.

성주에서 태어나 칠곡의 순심중·고와 영남대를 졸업한 그는 지역을 바라볼 때면 늘 답답하단다. 기획예산처 이창호 공공혁신본부장과 대구시 문영수 기획관리실장 등 성주출신 행시 동기들과 만날 때 지역 얘기를 주로 하게 되는데 고급화에 실패한 섬유산업에 대한 성토가 주를 이룬다고 한다.

그는 IT를 기반으로 한 메카트로닉스 신산업의 개발을 제안했다. 대구에는 지역내 대학들을 토대로 폭넓은 인재풀이 형성돼 있고 이전되는 공기업도 탄탄한 것이어서 이를 포괄적으로 조합, 체계적으로 추진한다면 재기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박상전기자 miky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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